미국과 중국이 전화 무역회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발표한 데 따라 달러/위안이 하락하고 코스피지수를 필두로 아시아 주식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감돌았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0원 내린 1,18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하루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 미국에서 전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공급 소식 등에 따라 내림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달러/원의 낙폭은 제한된 수준에 그쳤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를 우려한 탓인지 시장에 좀처럼 숏심리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80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만794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해진 미중 무역회담 소식은 달러/원의 낙폭을 더욱 키웠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과 1단계 합의사항 이행에 진전을 이뤘다고 밝히고, 중국 측도 양측이 건설적 대화를 나눴으며,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계속해나가기로 합의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중 무역긴장 완화는 중국 주식시장뿐 아니라 달러/위안까지 아래쪽으로 끌어내렸고, 순차적으로 달러/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069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3% 떨어진 93.17을 기록했다.
■ 外人 주식 순매수에도 숏마인드 제한
이날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순매수에 나섰지만 역내외 참가자들은 제한된 숏플레이에 나서며 시장을 관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시장 참가자들 투자심리 저변에 내재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세가 다소 완화되고, 미중 무역긴장이 옅어지면서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지만, 역외의 숏플레이는 기대 이하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역외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이나 진정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포지션을 확대하지 않을까 싶다"며 "오늘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도 역외를 물론 역내 참가자들까지도 숏포지션 확대를 주저했다"고 설명했다.
■ 26일 전망…미중 무역긴장 완화 여진 체크
오는 26일 달러/원 환율은 미중 무역긴장 완화에 따라 미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달러 약세가 진행될 경우 무난히 1,185원선 아래로 내려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이나 달러가 긍정적인 미중 무역회담 소식을 가격에 반영한 만큼 미 금융시장도 미중 무역긴장 완화 재료가 시장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달러/원의 하락이 점쳐지나,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치료제 공급 호재를 기반으로 미중 무역긴장 완화 이슈는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이고 달러/원 환율에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시 국내 주식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