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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 지배구조 리포트]⑥ 매일유업 오너십 체제 완성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20-08-24 00:00

지주회사로 김정완 회장 지배력 강화 효과
전환 이후에는 형제간 계열분리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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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

▲ 사진: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최근 3년 사이 음식료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물결이 거셌다. 지주사 전환 요건이 까다로워지기 전 지분 구조 정리에 나선 이유에서다.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합병’이 명분이었지만 ‘자사주의 마법’ 덕분에 오너들의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식음료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살피고 과제도 짚는다. 〈편집자 주〉

‘유업계 최선호주’ 매일유업은 2017년을 지주사 전환을 시작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했다.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창업주 고(故) 김복용 전 회장의 장남으로 1997년 매일유업 사장으로 취임하며 2세 경영을 시작했다. 김 회장이 매일유업을 이끈 지 20년 만에 이뤄진 변화였다.

김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지만 그의 지분율이 낮아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오너가 지분율에 크게 의존해야 했다. 지주사 전환 전인 2016년 말까지만 해도 김 회장 지분율은 15.93%에 그쳤다. 지주사 출범 이후 김 회장은 지주사 매일홀딩스 지분율을 38.27%까지 끌어올리면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김정완 회장이 지분율을 끌어올린 비결은 ‘신주 취득 후 유상증자 참여’였다. 매일유업은 2017년 5월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으로 분할했다. 지주사 출범 이후 매일홀딩스가 보유한 매일유업 지분율은 7.31%로, 공정거래법 지주사 행위제한 위반을 해소하지 못했다. 매일홀딩스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매일유업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 오너일가는 보유 중인 매일유업 주식을 매일홀딩스에 넘기고 매일홀딩스 신주를 취득했다. 매일유업 주식을 갖고 있던 오너 일가 가운데 김정완 회장과 김인순 명예회장 단 2명만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김정완 회장의 매일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15.93%에서 38.27%로 대폭 높아졌다. 당초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율의 2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김인순 명예회장의 지분율도 5.8%에서 14.23%로 뛰었다.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정민 회장 지분율은 6.78%에서 3.17%로, 김정석 전 부회장은 4.17%에서 1.77%로, 김진희 대표는 2.57%에서 1.2%로 각각 줄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매일홀딩스의 5% 이상 주요 주주는 김정완 회장과 창업주의 아내 김인순 명예회장뿐으로, 김정완 회장의 1인 오너십 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분할 후 김 회장은 매일유업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이름을 올렸고, 그의 사촌 동생인 김선희 대표가 사업회사인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선희 사장은 2009년 매일유업 재경본부 본부장으로 합류할 때부터 매일유업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다. 현재는 17주를 갖고 있어 사실상 전문경영인에 가깝다.

지주사 설립 후 난관은 하나 더 남아있었다. 그룹사 계열분리였다. 당시 매일유업은 유가공부문, 유·아동 의류 및 용품 부문, 기타 부문으로 사업을 나눠놨다. 이 중 유·아동 의류 및 용품 부문을 담당하던 법인이 ‘제로투세븐’이다. 제로투세븐은 창업주의 3남 김정민 회장이 경영을 맡아 왔다.

지난해 6월에는 매일홀딩스가 제로투세븐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그룹사 계열분리가 마무리됐다.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이 34.74%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2016년 말 기준)였지만, 2018년 11월 제로투세븐이 씨케이팩키지를 흡수합병하면서 계열분리가 본격화했다. 제로투세븐과 씨케이팩키지의 합병비율은 1:38.713이었다. 씨케이팩키지 모회사인 씨케이코퍼레이션즈는 합병 신주 774만2636주를 부여받으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제로투세븐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9.82%의 씨케이코퍼레이션즈이며, 씨케이코퍼레이션즈 최대주주는 김정민 회장이다. 김 회장은 개인 보유 지분 및 씨케이코퍼레이션즈의 보유분을 합쳐 실질적으로 제로투세븐을 지배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그룹사 계열분리가 형제간 사업 분할인 셈이었다. 아울러 매일홀딩스로써는 적자 흐름을 보여온 제로투세븐이 실적에서 제외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계열사 지원 부담 우려에서도 자유로워지는 효과가 있었다. 제로투세븐도 씨케이팩키지 실적이 더해지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오다 씨케이코퍼레이션즈 재무제표가 인식되기 시작한 2019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제로투세븐의 매출액은 2136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 당기순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2세 경영체제가 완전히 굳혀진 가운데 김정완 회장의 장남인 3세 김오영씨의 매일홀딩스 지분 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김씨는 2016년 매일유업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 매일유업과 매일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0.01%씩 갖고 있다. 제로투세븐 지분율은 6.56%에 달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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