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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의 ‘모빌리티 혁명’ 성공하려면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8-03 00:00

▲사진: 곽호룡 기자

▲사진: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모빌리티’라는 깃발 아래 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해 관계가 서로 다른 기업들이 뭉칠 수 있는 이유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에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기존 사업처럼 정해진 몫을 경쟁을 통해 빼앗는 제로섬게임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율주행 시장은 2035년까지 연평균 40%에 가까운 고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각 시장조사기관들은 대체로 정부 규제가 적은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그림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시장 개화 시점은 당장 내년으로 예상된다. 각국 정부들은 코로나19 이후 에너지전환 중심의 친환경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자금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산업이 아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투입하는 것이다.

모빌리티 연합체는 친환경차,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를 개별적으로 개척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을 뚫는 데도 도움이 된다.

테슬라는 이 개념을 발빠르게 적용해 현재 전기차·자율주행 분야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4년 자사 특허를 공유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체 전기차 시장이 커져야 회사 성장 속도도 빨리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이는 소스코드를 공유하는 IT업계의 오픈소스 운동과 유사하다.

테슬라의 DNA가 전통 자동차 제조업이 아닌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정신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창업 전, 전자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의 전신이 되는 기업 x.com을 만들었다.

전통 완성차 기업들도 테슬라 혁신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최근 자동차 소프트웨어 조직을 전면 재정비하고 연말까지 IT인력을 5000명까지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일찌감치 공격적인 전기차 전환 목표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전기차 대중화를 내건 전기차 ID3 출시가 수차례 연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ID3 출시 연기 문제는 소프트웨어 결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소프트웨어 조직 수장에 임명된 마르쿠스 듀스만 아우디 CEO는 “테슬라가 배터리,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 우리보다 2년 이상 앞서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현대차를 중심으로 삼성, SK, LG 등 대기업간 모빌리티 협력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 회장과 각각 회동한 바 있다.

완성차, 배터리, 반도체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제조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국가 차원에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순히 각 기업간 배터리 등 부품 공급 계약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가진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를 뒷받침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일본 모빌리티 업계는 이와 관련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완성차 토요타와 ICT 소프트뱅크 주도로 모넷 테크놀로지가 설립됐다. 모넷은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약 600여개 기업·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토요타와 파나소닉은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서 잃어버린 존재감을 찾기 위해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일본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이다.

독일은 국책 연구기관 주도로 자율주행차 시험 방법 표준화를 위해 BMW, 다임러, 아우디, 보쉬 등 16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페가수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장 현대차는 차량 데이터 공유를 통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출범과 참여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코드42에 전략투자하고,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가 각각 오픈 데이터 플랫폼인 ‘디벨로퍼스’를 론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스템만 구축하는 것으로 실제 성과를 내기 어렵다.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오랜 시간 굳어진 기업 내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기아차는 모빌리티 전문 기업 ‘퍼플엠’을 설립하며 조직 체계를 스타트업처럼 운영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오는 불협화음이 들리기도 한다.

현대차와 커넥티드카 관련 협업을 추진한 한 업체 관계자는 “최대한 기술을 독점하려는 제조 대기업 특유의 이기심을 보여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미래산업’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상생의 길을 찾았으면 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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