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중 갈등이 점입가경에 빠지면서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은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달러/원 상승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 폐쇄에 중국은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등 점차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미중은 무역 분야에도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영국과 호주 등 미국의 핵심 우방국들이 미국과 공조해 중국 압박에 나서고 있는 점은 시장에 불안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미 추가 경기 부양법안 지연과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한 층 더 고조될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경제 재개에 차질이 발생하고, 경기 회복 후퇴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주말 미 주식시장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여당인 공화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조 달러, 우리 돈 1천200조 원 규모의 추가 경기 부양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이날 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추가 경기법안과 관련 민주당과 견해차를 해소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달러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역시 달러/원 상승에 브레이크 요인이다.
지난 주말 사이 달러인덱스는 0.4% 내린 94.42를 기록했다. 한때 94.358까지 하락하며 2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은 전장 대비 0.01% 상승한 7.0182위안을 나타냈다. 지난 24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196위안 수준이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갈등 악재 지속에도 달러/위안 레벨은 지난주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다, 미 경기 부양법안 처리에 대한 기대도 살아 있는 만큼 오늘 서울환시의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옅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우려뿐 아니라 국내도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시장에 분명 악재인 만큼 달러/원 상승도 고려한 역내외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99~1,203원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코스피지수와 달러/위안 흐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가 달러/원 변동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