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열린 손해보험 사장단 자율결의에서 각 사장단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에드워드 러 에이스손해보험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뒷줄 왼쪽부터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임영혁 더케이손해보험 사장,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사장 / 사진=손해보험협회
이미지 확대보기메리츠화재는 김용범닫기

특히 메리츠화재는 3분기 들어 대형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20% 이상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 주목을 끌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29억 원이었던 3분기 순익이 5% 성장해 766억 원으로 소폭 올랐다. 보험영업에서 다소 적자가 있었지만, 채권 매각이익 등 투자이익이 두 배로 늘며 전체 순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투자이익만이 아니라, 메리츠화재는 영업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영토 확장을 통해 만성적인 불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장기인보험은 물론 전속설계사 확대, 텔레마케팅 채널 확대, 기업보험 확대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 전속설계사는 1만9471명으로 전년동기 1만4309명 대비 36.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독립보험대리점(GA)쪽으로 옮겨가는 보험사들의 영업 트렌드와는 달리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행보는 영업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미 있는 한 수라는 평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홈쇼핑 등으로 대표되는 텔레마케팅 채널의 약진도 눈부시다. 메리츠화재의 TM채널은 최근 3년 사이 큰 폭의 TM채널 확대를 단행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2300여건에 불과했던 신계약 건수는 2018년 2만9471건, 올해 11만962건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장기인보험 비중이 늘면서 향후 성장 동력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 삼성화재와 장기인보험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과열양상 띄자 손보 사장단 자율결의
올해 손해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에서 펼친 치열한 판매 경쟁이었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의 지휘 아래 시장 상황에 맞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상황에 따른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들은 파이는 크지만 손해율이 높아 적자를 보기 쉬웠던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이 영업력을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에 투자했다.
GA를 포함한 대면채널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평균적으로 400~500%대의 인센티브를 책정하던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800% 이상의 높은 시책을 제공해 설계사들의 동기부여에 앞장서며 대형사들을 긴장시켰다.
그러자 삼성화재 역시 GA채널 강화를 통해 영업력 제고와 실적 방어에 나서며 상황이 점입가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손보업계의 영업 관행이 과열 양상으로 치닿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설계사 리쿠르팅 과정을 놓고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자 김용덕닫기

손보협회 및 손보사들은 다가올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비와 지속가능한 성장·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스스로 기존의 관행과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손해보험에 대한 대외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기로 협의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소비자 신뢰회복과 중장기 리스크 관리강화, 상생‧협력 등 ‘가치경영’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 하였다.
설계사 스카웃 관련 부당행위의 경우, 해당 행위의 방지 및 과도한 시상‧시책 자제 등의 방안이 마련됐다. 또 계약체결 시 해당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 등을 공개(소비자 선택권 강화)하고, 판매수수료를 목적으로 한 ‘가짜(작성)계약’ 차단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손해보험협회 김용덕 회장은 “업계 스스로가 단기 외형성장이 아닌 중장기 리스크를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며, 앞으로 차별적인 혁신 서비스와 상품개발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보험시장 발굴뿐만 아니라 보험사의 기존계약 유지관리 서비스 제고 등 ‘포지티브 경쟁’으로의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