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전통적인 대면 채널 영업에서 벗어나 온라인(CM) 채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미래 가망고객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보험의 접근성을 높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려는 시도였다.
원수사들만이 아니라, 보맵과 인바이유 등 인슈어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도 지난해부터였다. 여기에 리치앤코 등 GA들이 전용 플랫폼인 ‘굿리치’를 론칭하거나, 토스와 뱅크샐러드 등 금융 플랫폼이 보험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부터 벌어진 일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 IT업계를 주름잡는 두 라이벌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험시장 참전을 선언하며 업계를 긴장케 했다.
두 회사 중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곳은 카카오였다. 카카오는 국내 1위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보다 앞서 카카오페이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보험 시장 공략을 진행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인슈어테크 플랫폼 ‘인바이유’를 인수해 보험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국내외 보험사 등과 협업하여 크고 작은 생활환경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보험 상품들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카카오와 삼성화재의 협업은 이를 위한 첫 삽 뜨기로 분석된다.
삼성화재 역시 어려워지는 보험업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접근성이 높은 카카오의 손을 잡음으로써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갖고, 삼성화재는 전략적 동반자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다만 삼성화재 측은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구체적인 지분관계나 상품 방향성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네이버 역시 금융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별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고 금융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13일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부터 80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이끌어내는 등 대규모 자본확충에 성공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는 수천 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 수를 볼 때 보험업계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아마존이 다방면 진출을 통해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듯이,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시장 판도를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