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재용닫기이재용광고보고 기사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이같은 이례적인 당부를 남겼다.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는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 이건희 삼성 총수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혁신으로 극복했다"면서 "2019년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고 했다.
재판부는 26년전인 1993년 6월 이건희 회장이 그룹 수뇌부에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든 걸 바꾸라"며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을 주문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 부장판사는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전제하며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에게 크게 3가지 사항을 주문했다.
정 부장판사는 삼성그룹이 실질적인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 준법감시제도가 작동하고 있었다면 피고인들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씨도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대기업집단 재벌총수의 지배력 강화와 연관됐다며 재벌체제의 폐해 시정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에게 "어떠한 재판 결과에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심리에 임해주길 바란다"며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총수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22일과 12월6일 파기환송심 2·3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고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대법원이 사실상 판결을 내린만큼 올해 안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