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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총수 이재용·구광모·정의선, 리더십 ‘혁신’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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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0-14 00:00

이재용, 현장 수시로 방문해 미래 초격차 전략 설파
구광모 ‘공격’ 정의선 ‘소통’ 변모하는 리더십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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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총수 이재용·구광모·정의선, 리더십 ‘혁신’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40·50대 총수가 이끄는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그룹 리더십이 변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의사결정 구조·기업문화 등 모든 면에서 변하지 않으면 미래 생존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닫기이재용광고보고 기사보기 부회장은 올해 들어 부쩍 공식적인 현장경영 행보를 늘리며 그룹 경영전략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는 대법원 판결 이후 첫 공식 행선지로 서울 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선택했다. 삼성리서치는 AI, IoT, 차세대 통신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선행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5G 사업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인도 등을 잇따라 방문해 현지 정부·기업 관계자들과 회동했다.

그는 지난 10일 삼성 디스플레이 아산 탕정라인을 찾아 13조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중국 LCD업체의 공세 속에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염두한 듯, 기술 ‘초격차’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표현했다.

이 부회장은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면서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구광모닫기구광모광고보고 기사보기 회장 취임으로 ‘4세 경영시대’를 맞은 LG는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LG는 부진한 사업은 빠르게 정리하고, 수익성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비용효율화를 위해 지난 4월 평택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사업개편 효과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7611억원을 거뒀다고 잠정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증권사 전망에 30% 가량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상반기에는 강하고 하반기에는 약한 ‘상고하저’ 실적을 내왔다. 공기청정기·에어컨 등 봄·여름에 판매량이 집중되는 계절 가전이 주력사업이기 때문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깜짝 실적 배경으로 스마트폰사업부 베트남 이전효과와 V50 판매증가, 계절 영향을 잘 받지 않는 신성장 가전의 판매 호조 등을 꼽았다.

또한 구 회장 취임 이후 LG는 공격적인 경영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특허 소송 등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삼성전자와 TV 기술·화질 논쟁을 불사하고 있는 LG전자가 그 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LG 행보를 국내 1위인 전기차배터리·가전 분야에서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바라보고 있다.

정의선닫기정의선광고보고 기사보기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총수인 아버지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조직문화 혁신이다.

현대차·기아차는 이달부터 새로운 인사제도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일반직 직급은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하고, 호칭도 ‘매니저·책임매니저’로 통일했다. 개편 과정에서 직접 임직원들 의견을 듣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밖에 현대차·기아차는 올해 기존 6단계이던 임원 직급도 4단계로 축소했다. 또한 임원 정기인사를 폐지하고, 수시인사로 전환했다. 양재본사에는 복장 자율화, 출퇴근·점심시간 유연화를 도입했다.

전통 제조업 이미지가 강해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현대차그룹에 자율·창의성을 심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임원들에게 ‘의견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달라. 나부터 바꾸겠다’고 이야기한다”며 변화한 리더십을 전했다.

국내 대표 대기업을 이끄는 40·50대 젊은 총수들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보호무역주의 기조, 경쟁심화, 4차산업혁명 등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 속에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일본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 6월부터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출장을 마친 직후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LG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24일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고 현재 경제 상태를 ‘L자형 침체’라고 진단했다. 일시적인 경기침체 후 반등하던 과거와 달리 5년이상 장기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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