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이 된 유니클로 후리스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18일 유니클로는 최근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된 후리스 25주년 광고 영상과 관련해 '후리스 광고 루머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단순히 광고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국어 자막을 특별히 의역으로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98세와 13세 모델이 세대를 넘어 유니클로 후리스를 즐긴다는 점을 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80년'이라는 숫자를 넣은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나 한일 관계에 대한 의도는 전혀 없었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최근 겨울 시즌을 맞아 15초 분량의 새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이 광고는 98세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살 패션 디자이너가 서서 대화를 주고 받는 게 주 내용이다.
이들의 대화에서는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다. 90대 할머니는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한다.
그러나 실제 영어 문장과는 달리 우리말 자막은 할머니의 대답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했다. 실제 대사와 다른 의역을 두고 네티즌들은 유니클로가 80년 전(1939년)인 일제강점기의 일을 문제 삼는 한국을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광고 자막에만 '80년 전을 어떻게 기억하니?'라고 되어 있다. 이건 정말 의도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광고"라며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의견을 남겼다.
실제 유니클로는 일본에서 공개한 광고는 할머니의 대사를 '옛날 일은 잊었어(昔のことは、忘れたわ)'로 자막 처리했다. 유니클로 또한 제작의도를 살리고자 "글로벌 광고와는 별도로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에 대해 자막 처리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만 '80년'을 강조한 것이 밝혀지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는 더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두 모델의 나이 차이는 85살인데, 굳이 80년으로 표기한 데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유니클로 측 해명에 의문을 남겼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