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칸서스자산운용의 경영 개선안을 의결했다.
개선안은 부동산개발사인 HMG와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필요 유지 자기자본(82억원) 미달로 칸서스자산운용에 경영개선 명령 조치를 내렸다. 칸서스자산운용의 지난 2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54억원이다.
이에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6월 말 자본금 증액, 인력 및 조직운영 개선 등을 반영한 경영개선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HMG와 NH투자증권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7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신주는 보통주 140만주로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이다.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HMG가 50억원, NH투자증권이 20억원에 인수하는 식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매매계약(SPA)을 올 하반기 중 체결할 계획이다.
HMG와 NH투자증권은 최근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서스자산운용은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는 대로 2영업일 이내에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HMG는 지분 40%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오른다. 경영권도 칸서스자산운용으로 이전된다.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NH투자증권은 지분 16%를 취득한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4.5 대 1로 감자된다. 한일홀딩스 측 지분율은 기존 51%에서 12%로 줄어든다.
앞서 신생 PEF 운용사인 고든앤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칸서스자산운용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와 구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칸서스자산운용이 소송전에서 잇단 패소하면서 100억원대 우발채무가 발생했고 인수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고든앤파트너스는 지난 5월 말 칸서스자산운용의 대주주인 한일홀딩스와 특수관계인(허동섭 회장 일가)이 보유한 칸서스자산운용 지분 51.4%를 약 120억원에 인수하는 변경 SPA를 체결하고 재차 인수 시도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칸서스자산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으로 고든앤파트너스와 한일홀딩스 간 계약은 무산됐다. 양사의 SPA 유효기간은 내달 말까지다.
한일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제한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보유한 칸서스자산운용 지분 처분을 추진해왔다. HMG는 한일홀딩스 구주와 김영재 회장의 지분도 매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이번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면 회사는 2015년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4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다.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의 지주회사다. 김영재 회장은 2004년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등과 손잡고 칸서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한편 지난 15년간 칸서스자산운용 대표를 맡아 이끌어온 김영재 회장은 이번 딜이 성사되면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한 후 퇴진하겠다는 뜻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액티브주식형펀드와 대체투자 분야에 강점을 가진 운용사다. 지난해 매출 71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으며 수탁액은 5조원 규모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