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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여전한 ‘결사반대’…공회전 악몽 반복 우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7-10 10:51

“의료계 반대 명분 부족하다” 각층 비난 목소리도
보험업계, 대형병원과 제휴 통해 관련 서비스 시범적 제공

△지난 4월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즉시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지난 4월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즉시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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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3달여의 시간 동안 파행을 겪었던 20대 국회가 정상화에 접어들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둘러싼 보험업계 현안 처리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둘러싼 주체 중 하나인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허울뿐인 명분만을 내세워 의료의 상업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보험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서면서 실손보험 선진화 논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보험 소비자 불편 초래하는 현행 실손보험, 개정 필요성에도 의료계 반대에 공회전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논의는 일찍부터 이뤄져왔다. 현재는 실손보험 가입 고객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진료명세서 등의 서류를 병원에서 발급받은 뒤 이를 보험사에 다시 제출하는 형태로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는 서류 구비의 복잡성과 시간 소모 등이 수반돼 소액 청구의 경우 아예 보험금 수령을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즐비할 정도로 불편함이 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를 시작으로 실손보험 청구를 간소화하거나 자동화해 국민의 편의를 늘리자는 주장은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록 의료계의 반발을 비롯한 수많은 이해관계 충돌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걸음마조차 제대로 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단기적으로는 보험사들에게 있어 소액 보험금 청구 증가로 인한 손해율 증가를 초래할 수 있지만, 반대로 업무 효율화로 얻는 장점이나 보험 이미지 제고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 여기에 진료기록이 전산화되면 도수치료나 과잉진료를 비롯한 보험사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개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와 보험사, 정부 모두 실손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혁을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실손보험 개혁이 오히려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보험사의 ‘이권 사업’이라는 부분이다. 의협은 9일 성명에서 "실손보험사와 아무런 법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 의료기관이 왜 국민의 민감한 질병 정보를 보험회사에 직접 전송하거나 실손보험사가 지정한 기관에 전송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의료기관에 건강보험과 같은 굴레를 씌워 실손보험 진료비 대행 청구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의료기관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입법이자, 실손보험 가입자의 진료비 내역과 민감한 질병 정보에 대한 보험회사의 진료 정보 축적의 수단으로 악용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이미 의료계가 초창기 실손보험 개혁에 반대하고 나섰을 때부터 거의 변하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의료계는 실손보험금 자동 청구가 이뤄질 경우 진료 수가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 경우 정부가 진료수가 표준화 압박에 나서게 될 수 있으며, 이것이 개인·소형병원을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른바 ‘의료 공산화’가 이뤄지면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모습만은 드러내던 의료계는 올해 들어 참석조차 하지 않으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이나 공청회에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들에게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청구간소화로 과정이 전산화되면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서도 “종이로 청구서류를 제출하는 것과 자동화되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의협의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고객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의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 공유와 시스템 연결 과정에서 개인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청구 간소화에 대한 준비는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여전한 ‘결사반대’…공회전 악몽 반복 우려


◇ 보험업계, 대형병원과의 제휴 통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시범 제공

의료계와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보험사는 대형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KB손해보험은 지난 3월 고객들의 간편한 실손보험금 청구 서비스 개발을 위해 KT 및 엔에스스마트와 3자간 업무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KB손보는 현재 협약을 통해 서울 중앙대병원을 비롯한 일부 대형병원에서 무인기계(키오스크)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한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KT의 중개망 및 엔에스스마트가 병원에 제공하는 무인기계를 이용해 환자들이 별도의 서류 발급 및 보험사 접수 등의 절차 없이 진료비 수납 즉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진다.

병원 무인기계 기반의 청구 방식은 고객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병원 내 무인기계를 통해 진료비를 수납하고 보험금 청구버튼을 누르면 필요한 모든 병원데이터를 전자문서(EDI) 형태로 보험사에 자동 전송하게 된다. 이처럼 병원데이터를 전자문서(EDI)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하는 시스템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방식이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최근 레몬헬스케어(대표 홍병진)와 손잡고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M-Care(엠케어)’ 기반의 실손보험 간편청구 서비스 ‘M-Care 뚝딱청구’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M-Care 뚝딱청구’는 실손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앱상에서 전자데이터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해 실손보험금을 손쉽게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레몬헬스케어는 진료 예약부터 실손보험 간편청구까지 병원 내 모든 진료 절차를 앱 하나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엠케어’를 주요 대형병원인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40여 개 병원에 구축 및 운영하고 있다. 향후에는 ‘엠케어 클라우드’ 사업으로 동네 병의원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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