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네덜란드
‘어린이와 노인이 행복한 나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에서도 저출산·고령화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네덜란드 통계청에 따르면 20~64세 인구대비 65세 이상 노년층의 비율이 2012년 27%에서 2050년에는 5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현재 네덜란드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20년대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80세 이상의 노인 인구도 점점 늘어남에 따라 고령인구 부양 문제, 의료부담비용 확대 등 고령화 문제도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제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에서 발표한 세계노인관측지수(Global Age Watch Index)에서 네덜란드는 6위로 노인행복지수 최상위국가로 꼽혔다. 한국은 96개국 중 60위에 머물렀는데, 경제력 면에서는 80위로 세계 최하위권에 속했다. 반면, 국민연금이 100%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네덜란드는 경제력 면에서 5위를 차지했다. 노인을 위한 환경조성, 고용, 교육 부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인구 중 80.8%가 고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교육보편화도 높게 나타났다.
노년기에는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토록 보장
네덜란드 노인 복지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노령기초연금(The Algemene Ouderdomswet,AOW) 제도다. 은퇴 나이인 65세가 되면(67세로 단계적 연장) 네덜란드에 적법하게 50년을 거주한 사람은 누구나 우리의 기초 노령연금에 해당하는 기초연금을 받는다. 기초연금액은 부부가 같이 사는 경우는 일인당 월 100만원 정도, 홀로 사는 경우는 150만원 정도를 받는다. 거주 기간이 50년 미만이면 거주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을 받는다. 보험료를 낸 사람에 한해서 연금을 받거나 보험료 납부 금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연금을 받는 국민연금 같은 제도는 없다. 이러한 기초연금 제도는 과거 직업이 없어 세금을 못 냈건 또 좋은 직업이 있어 많이 냈건 상관없이 노년기에는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영위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능력 키워주는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네덜란드는 일찍이 지역정부가 노인들을 위한 컴퓨터교육, 직업교육을 제공해왔다.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노인들에게 일할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중 ‘HOVO(Hoger Onderwijs voor Ouderen)’는 대학에서 노인을 위해 제공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흐로닝언 대학을 시작으로 암스테르담 대학, 로트레담 대학 등 총 24개의 대학에서 HOVO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 수준의 강의로 1주일에 두 번, 10주 동안 이루어지는데, 50세 이상만 입학할 자격이 주어진다. 학생들은 예술, 문화, 철학, 역사, 사회, 과학 분야의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노동소득센터는 실직기간과 취업기회에 따라 실업자들을 1~4등급으로 구분해 맞춤형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 대상자는 저학력자, 고령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들의 노동시장 재진입 및 사회통합 차원에서 지방정부의 노력이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네덜란드는 기업을 독려하는 방법으로 평생학습제도 초기, 고용보험환급 등의 세금감면 혜택을 주었다. 지금은 이를 폐지하고, 기업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바꿨지만, 세제혜택이 없어졌음에도 평생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네덜란드는 독립회사 PUM(NetherlandSenior Experts)을 설립해 은퇴자들을 매년 전세계 개도국 중소기업으로 파견시키고 있다. 은퇴자들의 수십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한 중소기업에 제공하도록 연결시켜준다. PUM은 파견근무를 위한 훈련을 제공하며, 세미나 등을 통해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 네덜란드 정부가 100% 재정을 지원하고, 예산은 주로 전문가들의 항공요금으로 쓰인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