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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남북경협 열공에 거는 기대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5-14 00:00 최종수정 : 2018-05-14 00:29

은행권 남북경협 열공에 거는 기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많이 바쁩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최근 만난 국책은행 연구소장은 바쁘게 전화통화를 마치고서는 자리에 앉으며 인사말로 이렇게 남북 정상회담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금융은 리스크를 등에 진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리스크가 완화돼 금융의 역할이 시기적으로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해빙무드’가 조성된 탓일까, 은행권이 남북 경제협력 이슈에 그야말로 ‘열공 모드’다.

은행권은 대북제재 완화 수준에 따라 개성공단 복원, 금강산 관광재개, 철도·도로 연결 등 인프라 사업부터,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른 에너지 자원벨트와 물류 교통벨트, 동북아 경제협력 확장까지 남북 경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대비에 여념이 없다.

정부의 협력 사업을 지원해야 하는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의 경우 향후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개발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남북 경협 진전에 맞춰 상품개발, 인프라 개발 참여, 중소기업과 공단 진출, 금융지원 등 동반자금융을 적극 실천할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기존 ‘통일금융준비위원회’의 확대 개편도 논의에 올리고 있다. KDB산업은행도 KDB미래전략연구소에서 통일비용 추산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막히고 개성공단 가동이 멈춘 뒤 함께 중단돼 버린 NH농협은행 금강산지점, 우리은행 개성지점의 영업 재개 여부도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NH농협은행은 “현재 금강산지점 재오픈 관련 검토중”이고, 우리은행도 “개성지점은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남북경협 개시에 맞춰 재입주해서 신속한 업무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철도·항만·도로·통신 등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인프라금융 및 프로젝트 금융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에 따른 남북경협 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삼고 연구원 조직을 보강하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신규 채용에 나섰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상시 조직 개편 형태로 별도 센터 조직인 ‘북한금융연구센터’를 신설했다.

향후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본격화될 것을 대비해 “뒤떨어지지 않도록 긴밀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물론 은행권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에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전제돼 있다. 그리고 다시 문이 열리더라도 협력 사업 자체를 추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남북경제협력 강화와 금융부문의 대응’ 리포트에서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남북경협 사업은 대부분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로 대규모 재원 조달, 프로젝트 참여자의 다양성 등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며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까지 고려해 금융지원에 철저한 분석과 바탕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행권이 향후 남북 사이 데탕트(긴장완화)가 전개될 경우에 준비태세를 제대로 갖춰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히 특판 상품 출시, 여신 지원 등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반도 중장기 정책에 맞춰 금융권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가 “금융권은 단순히 공단 진출 제조업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업이나 연구개발(R&D)까지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 것만 봐도 그렇다.

아직 조금 이른감이 없지 않기는 하지만 과거와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금융권이 지원 역할은 톡톡히 해내면서도 다른 산업 못지않게 금융산업적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타진해 보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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