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이창선기자
롯데쇼핑은 26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중국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6개 법인 중 베이징 지역을 담당하는 화북법인 지분 87.38%를 우메이(Wumei‧物美)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베이징 내 할인점 10곳과 슈퍼 11곳으로, 매각 가격은 14억2000만위안(약 2485억원)이다. 우메이는 1994년 설립돼 중국에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 90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은 약 80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화북법인에 대한 외부 자산평가기관들의 평가 금액이 11~14억만위안 수준임을 감안하면 자산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파트너십 유지 등을 위해 매각 이후에도 화북법인에 대한 지분 5%를 보유한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연내 나머지 법인의 매각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화동법인은 중국 유통기업 리췬(利群)그룹 등 잠재 매수자들과 협상 중으로 빠른 시일내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중 및 동북법인에 대해서도 지역 유통업체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롯데쇼핑은 전했다.
나머지 점포 매각이 마무리되면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11년만에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롯데마트는 2008년부터 중국에서 총 마트 99곳, 슈퍼 13곳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중국 당국이 소방점검 등의 이유로 영업을 방해하자 총 87곳이 문을 닫았다. 영업 중지로 인한 적자가 누적되자 지난 3월 슈퍼 2곳을 폐점하며 점포수가 총 110개로 줄어들었다. 롯데마트가 밝힌 지난해 예상 피해액은 1조2000억원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맨 좌측)이 중국 '선양 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아 직원들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 매각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철회를 가시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사드 갈등으로 중국 내에서 관광객 유치 활동을 하지 못했던 롯데면면세점이 관광객 유치를 재개하는 것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롯데월드 선양(瀋陽)’ 공사 재개 소식은 아직이다. 약 3조원이 투입된 롯데월드 선양에는 롯데월드와 쇼핑몰, 호텔, 아파트 단지 등이 올해 안으로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소방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앞서 롯데그룹은 양 위원의 발언에 대해 “정부의 노력으로 인한 중국 당국 약속에 대해서도 신뢰를 가지고 호응할 것”이라며 “롯데는 최선을 다하는 기업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