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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금융계열사 매각·지주 강화 ‘두 마리 토끼’ 잡나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09 00:00 최종수정 : 2018-04-09 13:28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캐피탈 매각해야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지분 31.3% 최대주주
지주 금융과 지분교환 전망…재판결과 촉각

▲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롯데지주가 ‘금산분리’ 해법을 위해 금융 계열사를 매각할 대상으로 롯데물산이 대두되고 있다. 지분 교환을 통해 롯데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지주사가 확보해 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롯데물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롯데홀딩스 대표 지위를 내려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향후 신 회장의 재판 결과가 금융계열사 매각에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93.8%), 롯데캐피탈(25.6%), 롯데멤버스 등 기타 금융계열사 지분과 BNK금융지주 등 금융회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은 경영 투명성 목적으로 롯데지주를 출범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한 당시 금융·보험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2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애초 롯데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김상조닫기김상조기사 모아보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이후 중간금융회사 제도도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롯데지주가 유예기간 동안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금융계열사의 외부 매각 또는 그룹 내 계열사와의 지분교환이다. 롯데그룹의 주 사업인 유통업은 카드·캐피탈 등 금융회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높다. 이 때문에 롯데지주가 금융계열사를 외부로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

◇ 롯데지주, ‘캐시카우’ 롯데케미칼 군침

지분 교환의 가장 유력한 계열사로는 롯데물산이 거론된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 지분 3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직 롯데케미칼을 지주사로 편입하지 못 한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매출 100조원에 달하는 전체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5조8754억원, 영업이익 2조9276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년도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한국 롯데 산하에 둘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 1일 분할·합병을 통해 롯데지알에스·한국후지필름 등 6개 비상장사를 산하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롯데 계열사 91개 중 절반 이상(53개)가 지주사 체제에 놓이게 됐다.

반면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등 화학·건설 계열사는 아직이다.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인 롯데물산의 최다 지분(57%) 보유자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여기에 일본 롯데가 99%를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12.7%)과 롯데홀딩스가 직접 보유한 지분(9.30%)까지 합치면 지배력은 막강하다. 반면 신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은 0.03%에 불과하다.

현재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와 캐피탈의 지분 가치는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가치는 약 3조8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롯데케미칼 주가가 상승해 지분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에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 지분과 일정 현금을 추가해서 롯데케미칼 지분 최소 수량(지주사 요건)인 20%를 가져오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분 교환 대상으로는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롯데알미늄 등 롯데지주 산하에 없는 계열사들이 거론된다. 이 중 호텔롯데 역시 롯데케미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지주가 내년 10월까지 매입해야 하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5.9%를 가지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0.7%를 추가로 얻어야 한다.

그러나 호텔롯데와 롯데지주의 지분교환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거쳐 최종적으로 호텔롯데와 롯데지주의 합병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롯데지주가 매입해야 할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가치는 250억원으로 현금 매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 日 협조 필요…재판결과 촉각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선 롯데물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협조가 필요하다. 앞서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에 대한 지지를 보내왔으나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 회장은 지난 2월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전문 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일본의 경우 기소 시 대표이사가 기소만 돼도 해임하는 것이 관행이다.

만일 일본 롯데가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을 넘기는 안에 반대하고 독자노선을 걸을 시 롯데지주는 금융 계열사를 외부로 매각하는 수밖에 없다. 지분 교환 대상으로 유력한 롯데물산뿐 만 아니라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알미늄 모두 지배구조상 일본 롯데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월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 6개 비상장 계열사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 같은 우려는 일축된 바 있다.

문제는 신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는 데 있다. 신 회장은 1심에서 징역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신 회장 측의 항소로 검찰과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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