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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퇴진’ 이채욱 CJ 부회장 “나는 행운아…이재현 회장 고맙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3-27 10:40

27일 주총 끝으로 CJ 등기이사직서 물러나…건강 악화
GE코리아 회장·인천공사 등 사장 거쳐 ‘직업이 CEO’
“앞만 보고 달려왔다…젊은이들 용기와 꿈 가졌으면”

이채욱 CJ 부회장. CJ 제공

이채욱 CJ 부회장. CJ 제공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이채욱 CJ 부회장이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물산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GE코리아, 인천공항공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쳐 전문경영인 중 최초로 CJ그룹 부회장에 오른 이 부회장은 ‘직업이 CEO’라는 수식어를 가진 대표적인 샐러리맨 성공신화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제6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 5년간 맡고있던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 부회장의 빈자리는 재선임된 손경식닫기손경식기사 모아보기 CJ 회장을 중심으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젊은 피’ 김홍기 대표(53)와 최은석닫기최은석기사 모아보기 부사장(51)이 채우게 된다.

이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진짜 행운아였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해봤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그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또 그는 “지난 5년간 CJ에 와서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애틋함을 나타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은 경영을 잘하시는 분인데 건강 때문에 그동안 공백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 모든걸 회복하고 그레이트 CJ를 향해서 잘 갈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채욱 CJ 부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제65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미진기자

이채욱 CJ 부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제65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미진기자

1946년생 올해로 72세인 이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는 현직에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CEO였다. 최근 2~3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된 이 부회장은 이전부터 사퇴 의사를 밝혀왔으나, 이 회장 등 그룹 경영진의 만류로 계속 그룹 현안을 챙겨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 회장의 복귀로 그룹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자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회장 직책은 유지된다. CJ는 이 부회장이 윤리경영, 정도경영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조직원들의 결집을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해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완성한 CJ의 자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거쳐 1989년 삼성GE의료기기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GE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2008년부터 약 5년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재직 당시 이 부회장은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인천국제공항의 ‘공항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최고공항상(ASQ) 7년 연속 수상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자문기구인 국제공항협의회(AZCI) 세계총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영국 유통전문지 ‘무리디포트’가 꼽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 부회장은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로 CJ에 합류했다. CJ그룹에서 전문경영인을 부회장 직급으로 영입한 케이스는 이 부회장이 최초다. CJ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당시 CJ대한통운의 글로벌 톱5 물류기업 도약 등의 비전을 달성할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3년 8월 이 회장이 구속되자 이 부회장은 이듬해 CJ주식회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약 4년여의 ‘총수 공백’ 속에서 이 부회장은 손 회장, 이미경 CJ 부회장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며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을 대신해 대통령 해외 순방과 재계 회동 등에 그룹 대표로 참석하며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노력 등으로 CJ는 총수 공백 사태에도 불구 2013년 매출 약 26조원에서 2016년 31조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부회장은 이날 주총을 끝으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요양에 전념할 예정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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