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채욱 CJ 부회장. CJ 제공
삼성물산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GE코리아, 인천공항공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쳐 전문경영인 중 최초로 CJ그룹 부회장에 오른 이 부회장은 ‘직업이 CEO’라는 수식어를 가진 대표적인 샐러리맨 성공신화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제6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 5년간 맡고있던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 부회장의 빈자리는 재선임된 손경식닫기


이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진짜 행운아였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해봤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그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또 그는 “지난 5년간 CJ에 와서 이재현닫기

이어 이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은 경영을 잘하시는 분인데 건강 때문에 그동안 공백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 모든걸 회복하고 그레이트 CJ를 향해서 잘 갈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채욱 CJ 부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제65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미진기자
다만 부회장 직책은 유지된다. CJ는 이 부회장이 윤리경영, 정도경영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조직원들의 결집을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해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완성한 CJ의 자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거쳐 1989년 삼성GE의료기기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GE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2008년부터 약 5년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재직 당시 이 부회장은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인천국제공항의 ‘공항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최고공항상(ASQ) 7년 연속 수상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자문기구인 국제공항협의회(AZCI) 세계총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영국 유통전문지 ‘무리디포트’가 꼽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 부회장은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로 CJ에 합류했다. CJ그룹에서 전문경영인을 부회장 직급으로 영입한 케이스는 이 부회장이 최초다. CJ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당시 CJ대한통운의 글로벌 톱5 물류기업 도약 등의 비전을 달성할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3년 8월 이 회장이 구속되자 이 부회장은 이듬해 CJ주식회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약 4년여의 ‘총수 공백’ 속에서 이 부회장은 손 회장, 이미경 CJ 부회장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며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을 대신해 대통령 해외 순방과 재계 회동 등에 그룹 대표로 참석하며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노력 등으로 CJ는 총수 공백 사태에도 불구 2013년 매출 약 26조원에서 2016년 31조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부회장은 이날 주총을 끝으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요양에 전념할 예정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