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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하드’·정용진 ‘소프트’…엇갈린 유통전략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1-08 00:00

롯데 AI·신세계 스토리 중점 개발
2018 신년 성장전략 미묘한 차이

신동빈 ‘하드’·정용진 ‘소프트’…엇갈린 유통전략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디지털 전환을 이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갑시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야말로 경쟁사와의 차별점이자 고객들과의 공감을 통해 우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

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올해 사업전략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은 동일한 가운데 롯데는 디지털 혁신을, 신세계는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 롯데 ‘경험과 편의’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일 올해 사업방침으로 4차 산업혁명의 대응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로 대표되는 기술을 도입해 유통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성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신 회장은 계열사별 디지털 혁신을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그는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에게 큰 위협, AI·사물인터넷 등 신기술과 우리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아 달라”고 재차 주문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9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보유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 강점이다. 분야도 전 산업을 아우른다.

식품·제조를 시작으로 유통, 호텔, 화학 등을 거쳐 기술, 금융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롯데월드타워에 문을 연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는 롯데카드의 ‘핸드페이’ 서비스와 롯데정보통신의 ‘무인 계산대’ 기술이 접목돼있다.

이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국내 편의점 업체 중 최초로 무인편의점의 포문을 열 수 있었다.

이 같은 주문에 올해 첫 변화는 롯데하이마트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5일 하이마트 구리역점을 전면 새단장하고 온·오프라인 결합형 매장 ‘옴니스토어’를 오픈했다.

옴니(Omni)는 인터넷과 모바일, 오프라인을 결합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키는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유통전략이다.

하이마트 옴니스토어에선 매장에 진열되지 않은 상품들을 매장 내 비치된 태블릿으로 검색 후 곧바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태블릿에선 약 8만여개의 가전제품 검색이 가능하다. 소비자는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한편 하이마트는 진열대가 한정돼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 세계 유통업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챗봇 ‘로사’를 선보였다.

롯데는 2016년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AI 개발팀을 꾸려 AI 챗봇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딥러닝을 바탕으로 한국인에 최적화된 시스템 △온·오프라인 연계로 경쟁사의 AI 시스템과 차별점을 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미래 핵심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해옴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유통혁신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신세계 ‘공감의 파트너’

정용진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소비자의 파트너가 될 것을 주문했다.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 고객이 소비를 해야할 이유를 매장을 방문하기 전부터 만들어 주자는 메시지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콘텐츠를 개발하는 프로듀서(PD)와 작가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매장에서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AR) 게임 ‘이마트 쥬라기월드’를 선보였다.

화제를 모았던 ‘포켓몬고’처럼 고객들은 이마트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 곳곳에 숨어있는 공룡 캐릭터를 획득하며 배틀까지 할 수 있게 구성됐다.

이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돌리고 체류시간을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정 부회장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의 사례로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캐릭터와 스토리 왕국이 된 ‘디즈니’ △용품이 아닌 스포츠 정신을 파는 회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이키’ 등을 들었다.

같은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두 회사의 이미지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이에 이마트는 제품 위주 광고가 아닌 ‘웹드라마’를 활용해 자사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마트가 선보인 수입맥주 관련 웹드라마 ‘나의 소중한 신세계’는 현재까지 5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당 광고는 처음부터 이마트 브랜드나 제품을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마트에서 물건 하나를 사는데도 고민해야 하는 30대 부부의 현실을 유쾌한 스토리로 풀어나가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끈다.

실제 해당 광고가 공개된 시점부터 약 한 달 반동안 이맡의 수입 맥주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7%p 오르며 효과를 톡톡히 냈다.

이마트가 몰고 온 웹드라마 형식 광고 열풍에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한참은 더 따듯한 우리의 날들’이라는 제목으로 가족애를 담은 형식의 한우제품 광고를 냈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마트는 가정간편식 ‘피코크’ 광고를 위해 △웹드라마 ‘나의 소중한 약속’ △뮤지컬 ‘피코크 타임’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상품, 점포, 브랜드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컨텐츠를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해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재편집해 낼 수 있는 역량을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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