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투자증권은 자산부채관리위원회(ALCO)를 열고 발행어음 수익률을 확정했으며 이날 전국 지점에서 일제히 판매에 들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는 1년 만기 발행어음의 수익률은 연 2.3%, 9개월 이상 1년 미만은 2.1%,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은 2.0%로 책정됐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연 1.2%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 1% 후반대 증권사 CMA가 1% 초반대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2.0%, 케이뱅크의 정기예금은 2.1% 수준으로 이들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금리다. 이 중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은행 예금 중 가장 높다. 농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2.07%, 신한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이 2.03%를 제공한다.
일단 업계는 예상했던 1%대 후반이 아닌 2%대 초반의 금리에 대해 시장선점을 위한 한국투자증권다운 공격적 행보라고 평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앞서 여러 운용 상황을 고려해 금리가 2.2%에는 못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발행어음은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는 약정수익률 상품으로 금융당국의 ‘초대형IB 육성방안’의 일환으로 4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갖춘 증권사들만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IB 선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들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초대형IB 지정은 받았지만 아직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만이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밖에도 3%대 고금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하며 공격적인 리테일 영업을 전개해 왔다. 이 상품은 사흘새 3000억원이 팔려나가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발행어음 선착순 가입이벤트와 출시기념 추첨이벤트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영업점 금융상품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
증권사 발행어음은 법적으로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예금자보호가 되지는 않지만 업계는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한국기업평가 기준 AA인 만큼 신용도가 좋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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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장금리에 맞춰 유동적인 운용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의 발행어음 금리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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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은행 예금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현재 1년 만기 2.3% 이율이 2% 후반대로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은행권 역시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판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앞서 현 시점에서 초대형 IB에 대한 발행어음업무 인가절차 추진은 부적절하다고 밝혀 부담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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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객에게 폭 넓은 상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일단 좋다고 본다”며 “판매고나 파급력에 따라 은행권에 메기효과가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