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단인사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가속화시키고 있는가하면, 삼남 김동선닫기



이 같은 기조는 앞서 진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과 차남규닫기

일각에서는 김동선 씨가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음주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복귀설은 완전히 일축된 셈이다. 이에 따라 김동선 씨는 후계구도에서 사실상 제외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당초 한화그룹 후계구도는 장남 김동관 전무가 방산과 화학 부문, 차남 김동원 상무가 금융, 삼남인 김동선 씨(전 한화건설 팀장)가 백화점·면세점 등 유통과 건설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승계 묘수, 한화S&C 물적분할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한화S&C 물적분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 동시 지배력 유지를 통해 승계 작업 과정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씨가 지분 100% 소유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에 중추적인 역할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한화S&C 기업가치를 높인 뒤 ㈜한화와의 합병으로 오너가 3형제의 그룹 지배력을 높인다는 시나리오다.
비록 한화S&C의 물적분할 결정은 김 회장의 지배력 약화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한화S&C가 3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 여전히 중요한 ‘키’가 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 한화큐셀코리아 지분을 각각 50%, 50.2% 보유하고 있다.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한화큐셀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처럼 한화S&C는 한화그룹 승계구도의 핵심이자 미니 지주회사로 불린다.
㈜한화의 지분은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4.44%를 보유한 반면, 차남 김동원 상무와 삼남 김동선 팀장은 각각 1.67%를 갖고 있다. 김 전무(50%) 등 세 아들 지분이 100%인 한화S&C 존속법인과 ㈜한화를 합병하면 자연스럽게 3세들은 한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지게 된다.
◇ 반복된 음폭…후계구도서 제외
잇따른 만취행각으로 삼남 김동선 씨는 후계구도에서 멀어지고 있다.
김 씨는 지난 9월 말 만취 상태에서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들에게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사건이 더욱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가 음주 폭행 난동으로 기소돼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불과 9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
지난 1월에는 서울 청담동 한 주점에서 김 씨는 종업원 두 명의 뺨과 머리를 2~3차례 가격하고 마시던 위스키 병을 휘두르면서 위협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서로 호송되면서도 순찰차 내부 유리문과 카시트를 수십 차례 걷어찼으며, 좌석 시트를 찢는 등 차량 파손 혐의도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욕설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용산구에 위치한 호텔 주점에서 여성종업원을 추행하고 집기를 파손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김 씨가 종업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기물을 부쉈으나, 검찰은 그가 술집에 피해를 충분히 배상한데다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무리없이 장남인 김동관 전무와 김동원 상무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관계자는 “아직 한화그룹의 후계구도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김 전무의 경우 태양광 계열사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합병에도 큰 역할을 하는 등 김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