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나이스신용평가 효성화학 무보증 신용사채 신용등급(전망)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내렸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같은날 나이스신용평가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낮췄다. 지난해에 이어 2연속 강등인데, 3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신용등급이 세 단계 내려왔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2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적자 초기 원인으로 지목된 베트남 프로판탈수소화(PDH) 설비 지연이 2023년 3분기 정상화 했으나, 이후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과잉을 직격으로 맞았다. 지난해 말에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올해 초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채권 거래는 제한을 받았다.

단위=억원, 자료=Dart
이에 효성그룹 차원에서 '효성화학 살리기'에 나섰다. 2024년 12월 효성티앤씨를 통해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을 9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효성화학은 매각대금을 베트남 법인 신디케이트론(금융기관 공동대출) 등 대출 상환에 썼다. 이 덕분에 회사 순차입금은 작년 말 2조6613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9009억원으로 낮아졌다. 부채비율 840%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급한 불은 껐으나 여전히 어려운 업황이 문제다. 그나마 수익을 내고 있는 알짜 사업 매각으로 현금창출력은 더욱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연이은 사업부 매각으로 폴리프로필렌(PP)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누적된 초과공급으로 인해 PP 수급환경이 2027년 이후에나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차입금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총차입금 2조151억 원 중 단기차입금만 1조8699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단기사채·신종자본증권 등 시장성 조달 자금 2068억원을 포함해, 내년 초까지 약 4000억원의 상환 부담이 직접금융 부문에서도 발생할 전망이다.
대규모 차입에 따른 금융 비용도 부담된다. 작년 말 총차입금 2조7000억원 기준으로 1780억원 이자 비용이 나왔다.
영업이익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조달이 불가피한데, 추가 차입은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 지난달 효성화학이 베트남법인 지분 49%를 기초로 주가수익스왑(PRS)을 통해 4000억원을 조달한 것도 이를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PRS는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과 가깝지만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표시된다.
효성화학이 당장 흑자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우려를 덜어내려면, 사업부 매각 등 추가적인 재무개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옵티컬 필름사업부 등 추가 사업양도 및 자산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도 신용등급 전망 상향 검토요인에 기존 '안정적 영업이익 창출', '재무구조 개선'에 '차입금 축소'를 새롭게 추가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