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기차는 비용절감 등을 위해 베이징현대 납품업체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중국 납품업체가 기술력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다. 해당 매체는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의 합자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베이징현대 협력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4개 공장이 대금 지급 지연에 불만을 품은 외국계 부품사들의 납품 거부하고 있다.
창저우 4공장은 독일계 부품 협력업체(창춘커더바오)가 대금 지급 지연을 사유로 납품을 거부해 전날부터 이틀째 가동이 멈춘 상태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프랑스계 협력업체(베이징잉루이제)가 같은 이유로 공급을 하지 않아 중국 4개 공장(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이 일시적으로 멈췄다가 지난달 30일 생산 재개된 바 있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현지 업체인 베이징기차가 50대 50의 지분 구조다. 이로 인해 각각 생산과 재무를 주로 전담하고 있다. 한국 현대차 본사가 직접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하고 싶어도, 중국 정부의 입김이 닿는 베이징기차가 난색을 표하면 집행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베이징현대 판매량이 대폭 줄자 베이징기차 측에서 목표 이익을 맞추기 위해 협력업체들에 30% 가까이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대금 지급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K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와 베이징기차 마찰이 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베이징기차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부품업체를 선정할 것을 현대차에 요구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아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온 것 같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는 부품 자회사인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으로부터 자동차 부품을 납품받고 있다. 이에 합작사인 베이징기차가 앙심을 품고 생산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K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 “현지에선 이 같은 문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중국 주요 매체에선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의 합자를 끝낼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대비해 중소형 부품업체들이 모여 차후 향후 대책을 논의 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