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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상반기 RBC비율 업계 최고 비결은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8-28 01:17

종신보험 중심 상품 포트폴리오에 주력
장기 보험부채 듀레이션 IFRS17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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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상반기 RBC비율 업계 최고 비결은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와 IFRS17 대비 등 연이은 악재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 특히 외국계 보험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ING생명, 라이나생명, AIA생명, ABL생명(구 알리안츠생명) 등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지급여력 비율이 높으면 상품 판매의 자율성도 제고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앞으로 IFRS17 도입과 발맞춰 외국계 생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생명보험업계 악재 딛고 ‘어닝 서프라이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5조51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조2000억 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에 대비해 금융당국의 규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지난해 일회성이익 발생을 감안,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 보다 각각 26%, 93% 증가했다. 동양생명 역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780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ING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7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NG생명 관계자는 “신계약의 낮은 예정이율 희석 효과로 고정형 준비금 부담금리가 하락했고 건전한 준비금 구조가 유지돼 효율성이 제고됐다”고 설명했다.

◇ ‘외국계 출신’ ING생명 상반기 RBC비율 522.6% 업계 1위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RBC비율이 높은 상위 5개사 가운데 4개사가 외국계 보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RBC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ING생명이다. ING그룹에서 MBK파트너스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ING생명은 522.6%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331.8%로 2위를, 뒤이어 미국 시그나그룹 계열사인 라이나생명이 319.5%,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국적 생명보험사인 AIA생명의 한국 지점이 260.9%를 기록했다. 독일계 알리안츠그룹이었다가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ABL생명은 250.8%로 5위에 올랐다.

교보생명은 241.7%, 동양생명은 229%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업계 2위에 랭크된 한화생명은 222.2%를 기록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KDB생명은 128.4%로 금융감독원의 권고치를 하회했다. 흥국생명은 162.2%로 지난해 말 145.4% 대비 16%포인트 가량 올라 정상 범위로 들어섰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요구자본(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 손실액) 대비 가용자본(손실을 보전하는데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의 비율로 계산한다.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회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라고 할 수 있다.

◇ 보장성 중심 상품 포트폴리오·타이트한 재무건전성 관리 덕분

보험업계의 RBC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의 영향이 크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 5월 IFRS17 기준서를 발표했으며 현재 한국회계기준원이 번역 작업에 한창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즉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시가 평가 방식이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미래 이익의 일종인 계약서비스마진, 위험조정, 화폐의 시간가치를 고려한 할인율, 미래현금흐름을 예측해 기대 현금흐름을 산출하는 미래현금흐름 등 총 4종류로 세분화되면서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한다. 회계제도가 바뀌면 일부 보험사 부채가 갑자기 늘어나 부실회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특히 중소형보험사들이 외형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팔아온 저축성보험 상품이 시한폭탄이다. 납입 보험료가 커 계약 규모를 늘리기 용이하나 대부분이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고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무조건 원금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증이율과 공시이율의 금리차만큼 보험사가 위험에 노출되는 역마진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견조한 RBC비율을 기록하는 것은 이러한 상품 포트폴리오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NG생명의 경우 대부분의 보유 계약이 종신보험 상품이다. 치아보험을 주력으로 하는 라이나생명 역시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99.8%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도 신계약 기준 보장성보험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면서 체질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생명이 상반기 RBC비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에는 이같은 변화가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 외자계 생보사인 라이나생명과 ING생명이 2+로 가장 높은 종합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실태평가(RAAS)는 보험회사의 부문별 리스크를 상시평가해 취약회사 및 취약부분에 감독과 검사역량을 집중하는 리스크중심 상시감시체제다.

보험회사의 경영에 수반되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노출정도와 리스크 관리·통제능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며 평가 결과를 감독업무에 활용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보험회사 건전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실시된다. 보험, 금리, 자본적정성 등 6개 항목으로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해 종합등급을 매긴다.

외자계 생보사인 ING·라이나생명의 경우 2+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종합등급을, 삼성·한화·교보생명의 경우 2-로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국내 보험사들의 경우 지금껏 팔아온 고금리확정 저축성보험 비중이 큰 탓으로 보인다”는 추측을 내놨다.

라이나생명의 홍봉성 사장도 지난 4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라이나생명은 재무상태가 상위권에 있고 보장성 위주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IFRS17이 도입되면 RBC비율이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 잔존만기 확대해 선제적 리스크관리 RBC비율 확대 비결

금융당국은 IFRS17이 곧바로 도입되면 보험업계의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 지난 5월 RBC비율 산출시 적용하는 보험 계약 만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현재 보험사들의 보험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는 20년이다. 보험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 변화할 때 자산 혹은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나타내는 민감도를 가리킨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듀레이션 구간을 올해 12월부터 25년, 내년 30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제도를 투트랙으로 운영함에 따라 여력이 있는 보험사는 미리 듀레이션 구간을 확대할 수 있다. 잔존만기 산출 시 적용하는 보험 계약의 최대 만기를 궁극적 목표인 IFRS17 수준에 근접하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상반기 RBC비율 상위권을 기록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모두 바뀐 규정을 미리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NG생명은 첫 도입 시점인 6월 말 결산에서 규제 강화안을 받아들이면서 RBC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그동안 실질적인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장기 채권 투자를 고수하며 부채 듀레이션을 길게 확보한 덕분이다. ABL생명과 AIA생명도 각각 30년, 25년으로 부채 듀레이션을 적용해 RBC비율 상승 효과를 봤다.

이들은 모두 유럽 등 자본적정성 기준에 따라 보험부채와 자산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자산부채관리를 엄격하게 진행해온 보험사들이지만 20년으로 듀레이션을 한정한 현행 제도에서는 불이익을 받아 왔다. 자산과 부채 간 불일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지급불능 위험이 커져 RBC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ING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법적 제도의 한계로 ING생명은 금리 리스크를 오히려 크게 받았다”며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로 유예기간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고심 커지는 중소형사… KDB생명 재무건전성 발등의 불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텔라 잉 선임연구원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중소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더 큰 운영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중소형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부담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허덕이는 모양새다.

KDB생명은 지난해 말 125.7%에서 상반기 기준 128.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흥국생명은 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통해 지난해 말 145.4%에서 162.2%로 개선하는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전국 140개 지점을 80개로 축소, 생산성이 낮은 지점을 없애고 대형 금융플라자로 통폐합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책의 결과다.

KDB생명 역시 170개 지점을 100여개로 축소하고 대규모 인력 감원을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감자를 통해 누적결손금을 보전하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에게 유상증자를 요청해 RBC비율을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이어지면서 국내 시중금리 상승에도 청신호가 켜져 보험사들에게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단기적으로 보험사의 보유 채권 가치가 하락해 자본 감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영업점 축소와 인력 감원 등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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