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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고전 현대·기아차 ‘활로’ 불투명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8-07 00:39 최종수정 : 2017-08-07 08:06

수입차 국내 잠식에 내수판매 부진 거듭
중·미 비롯 수출경쟁력 복구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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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종 악재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를 한 현대기아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 시장 등에서 판매 실적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44% 줄어든 26조 4223억원, 7868억원으로 나타났다. 경상이익은 전년보다 39% 줄어든 1조2851억원, 당기순이익은 34.8% 감소한 1조155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상반기 기준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0년 상반기 3조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영업이익이 3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이익이 크게 감소한 데는 자동차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내 판매 부진 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219만 7689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역시 7.6% 줄어든 135만 6157대를 판매한 것에 그쳤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 역시 국내와 판매량이 감소했다. 한국GM은 7월 한 달간 3만605대를 수출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수치다. 쌍용차는 지난 7월 내수 8658대, 수출 2755대를 포함 총 1만 141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감소한 수치다.

◇ 원화 강세 탓 수출 부진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205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6월 30일 환율은 1145원으로 5% 하락(원화 강세, 달러화 약세)했다.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현대차보다 기아차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낮지만, 기아차는 해외공장 생산보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원화 강세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것이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는 전체 판매대수 219만7689대 가운데 해외공장 생산차량의 판매가 133만3908대로 60.7%에 이른다. 반면 기아차는 전체 판매량 131만8596대 중 해외공장 생산차량의 판매는 55만6560대로 절반 못 미치는 42.2%를 차지하고 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 중 원·달러 환율의 상승 반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력이 악화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국내 브랜드 ‘울고’ 수입차 ‘웃고’

반면 국내에서 수입차량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매대수는 11만8152대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정지에도 불구하고 1년 전보다 1% 남짓 늘었다. 수입차 시장의 판매량 증가는 벤츠와 BMW 등 독일차와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의 판매가 증가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중 혼다는 지난달에 1750대를 국내에서 판매해 3위를 찾지 했으며,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1272대를 판매해 4위를 차지했다.

특히 혼다의 6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4%,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73%가 증가해 판매량 상위 12개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렉서스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다소 줄었으나, 6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에서는 작년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도요타 역시 지난달에 892대를 팔아 작년 1165대 보다 판매량이 줄었으나, 누적판매량에서는 519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규모가 21.3%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일본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전체 시장에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 줄줄이 예고된 노조 파업도 큰 짐

안팎으로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 한국GM 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 실적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및 한국지엠 노조에 이어 기아차 노조도 지난 1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다. 3사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만 받아들여지면 언제든지 파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및 상여금 800% △주간연속2교대제 8+8시간 완성 △조합원 총고용 보장 △사회공헌기금 확대 및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통상임금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3사 노조 모두 금속노조 산하인 만큼 일부 별도 요구안을 제외하면 기아차와 한국지엠 역시 노조의 요구안의 기본 틀은 비슷한 상황이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노조가 파업하면 생산 차질은 그대로 협력업체로 전가돼 더 큰 피해를 입는다”며 “노조 스스로 ‘귀족노조’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성실한 노사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3중고 하반기 ‘비관론’ 고개

현대·기아가 하반기에 실적을 개선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에 신차 출시효과를 보며 수익을 회복할 수도 있지만 국내공장 파업과 미국시장의 경쟁심화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3분기에 판매비용과 품질보증 비용증가가 이어지더라도 2분기처럼 큰 폭의 감소는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3분기 장기간 파업과 개별소비세 감면정책이 종료되면서 판매량이 낮았기 때문이지 근본적인 업황 개선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2분기 중국과 미국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었는데 인센티브를 늘리고 대규모 리콜을 시행한 데 따른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현대차의 상반기 미국 인센티브는 대당 2800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늘었다. 현대차가 2분기 실적에 반영한 리콜비용 등 품질보증비용은 6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는 하반기 코나 등 SUV 제품군을 강화해 판매부진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6월 국내에서 코나를 출시한 데 이어 유럽, 미국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연말 쯤 중국에서는 현지 전략형 SUV인 ix25의 상품성 개선모델을 내놓는다.

고급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중형세단 G70도 이르면 9월 국내에서 출시된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는 하반기 SUV와 제네시스 G70 등 신차를 출시하고 신흥국에서 영업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생산차질 등 극심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하반기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를 회복이 낮아 하반기에 실적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기저효과에도 국내공장 파업과 미국판매 감소로 현대차는 3분기에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토요타가 3분기 미국에서 새 캠리를 출시해 미국 세단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현대차는 모델 노후화로 SUV 판매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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