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4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신년인사회가 열린 가운데 심재철 국회 부의장,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건배를 하고 있다.

당초 이날 행사에는 신동빈닫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년 8개월째 병상에 있으며, 아들인 이재용닫기



김승연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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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 참석 인사는 전년 보다 300여명 줄어든 1000여명 규모에 그쳤다. 지난해 행사에 허창수 GS회장과 권오준 포스코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과 조양호 한진 회장이 참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울러 매년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 참여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되며 오지 못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신 자리하며 참석자의 면면에서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는 중론이다.
1962년부터 매년 1월 첫째 주에 열리는 신년인사회는 경제계의 가장 큰 행사로,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계 주요 인사, 정·관계 각료들이 모여 덕담과 함께 경제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대한상의가 초청한 주요 인물 중 상당수가 불참 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경제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와해 위기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관계자는 수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불참과 함께, 임직원들 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경련이 미르 ·K스포츠재단 모금 의혹의 중심에 있는데다, LG와 SK그룹, KT 등 주요 회원사들이 탈퇴 의사를 밝히며 허 회장의 행사 참석이 부담됐을 것이란 시각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듯 신년인사회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행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불거진 정경유착 논란과 관련 “또 다시 기업의 일부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그 판단의 결과에 상관없이 경제단체장으로서 국민들께 머리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송구스럽기 한이 없다”며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설 이유조차 없는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들은 경제주체로서의 활기찬 맥박이 절실한 실정”이라며 “기업은 기업인의 전유물만이 아닌 성실한 급여 생활자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며, 기업의 활력은 경제만이 아닌 이 사회의 맥박과 같다”면서 입법· 사법·행정부 모두가 올해 경제의 난국타개를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추진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며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년인사회에 자리한 재계 총수 대부분은 기업 현안에 대해 대부분 말을 아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미경 부회장의 복귀를 묻는 취재진에게 “이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 있다”며 확답을 피했으며, “시간이 지나면 이번 정국이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 회장에 이어 도착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취재진을 뒤로하고 행사장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한채 행사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의 참석율이 저조하자 일각에서는 행사 지속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왔다. 이날 행사와 관련 한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10대그룹 총수가 모두 불참하며 잔치의 의미가 퇴색된 것 같다”며 “단순히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청취하러 온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한상공상공회의 주체로 코엑스에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경제계와 정·관계, 외교사절 등 1000명이 참여했다.
정·관계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심재철 국회 부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으며,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도 자리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