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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삼성·교보생명 ‘여유’, 중소사 ‘안간힘’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6-12-19 01:12 최종수정 : 2016-12-19 10:22

자본 여력 대형사 기준서 보고 준비
중소사 유상증자·후순위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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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삼성·교보생명 ‘여유’, 중소사 ‘안간힘’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연말 미국발 금리인상 소식에 보험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이 보유한 장기채권 가치가 하락해 지급여력 비율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으로 자기자본 확충이 시급해진 생보업계는 연일 한숨 쉬는 분위기다. 내년 최종 기준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IFRS17와 앞으로 보험사들에게 남겨진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 주〉

2021년부터 시행될 IFRS(국제회계기준:Inte 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기존 체계인 IFRS4와 부채의 시가 평가 방법 등 많은 부분이 달라져 국내 보험사들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일부 보험사들의 폐업까지 전망하고 있다.

자본시장이 세계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단일기준으로 작성된 신뢰성 있는 재무정보의 필요성이 증대됐다. 이러한 국제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 아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주축이 돼 국제회계기준인 IFRS가 등장했다. 재무제표 작성 절차, 공시 시스템, 재무정보 시스템 등 기업의 전반적인 재무 보고 시스템과 회계기준을 정한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인 회계기준 단일화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2011년부터 IFRS4 1단계를 전면 도입했다. 국내 영업 중인 보험사들 역시 현재 보험계약 IFRS 1단계를 시행중이다.

◇ 논란의 IFRS17, 쟁점은

문제는 IFRS17이 도입되면서 많은 보험사들의 경영 전반에 ‘암운’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리, 리스크관리 파트 뿐 아니라 상품개발 및 영업, 자산 운용, 재무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IFRS 체계에 대비해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먼저 손익을 파악하는 시점 등이 변경되면서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특성의 상품 개발 및 영업방식이 요구될 예정이다. 또한 포괄손익계산서 양식이 변경됨에 따라 회사는 성과측정기준을 다양한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또한 해약률, 사업비율, 손해율이 실제 손익의 구성요소이므로 산출의 정교화 및 보험리스크 관리의 강화가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보험사의 자산운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과 부채가 매칭되지 않는 경우 직접적인 자본의 변동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손익패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진행해야 한다.

IFRS17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채의 시가평가다. 현재 보험사들은 부채(지급해야할 보험금)를 시가가 아닌 원가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IFRS17에서의 보험부채는 미래 이익의 일종인 계약서비스마진, 위험조정, 화폐의 시간가치를 고려한 할인율, 미래현금흐름을 예측해 기대 현금흐름을 산출하는 미래현금흐름 등 총 4종류로 세분화된다. IFRS17이 도입되면 이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회계 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 보험사들이 집중적으로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 보험이다. 저축성 보험은 그동안 보험사들의 몸집 불리기에 기여하던 주 상품이다. 그러나 저축성 보험의 계약서비스마진은 이자를 붙여서 돌려줘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봐야 한다는 것이 IFRS의 원래 도입 취지다.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조정삼 수석애널리스트는 “과거 몸집 불리기를 위해 판매에 치중했던 금리확정형 상품이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 생보사 자본확충 급선무 과제로

보험사들은 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자본 변동성에 대한 우려와 시스템 구현에 특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달 17일 한국회계기준원에 따르면 IASB는 IFRS17 초안과 달리 계약서비스마진을 모두 부채로 인식하지 않고 과거 계약은 보험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입장을 선회했다. 보험사는 장래 이익인 계약서비스마진을 부채로 인식하지 않고 장래 손실과 상계해 자본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과거에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의 부채 증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언이다. 생보사의 자본 확충 규모는 내년 최종 기준서가 나오면 정확히 알 수 있다.

대형 생보사인 삼성·교보생명은 최종 기준서가 확정된 후 액션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상당 규모의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이상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 가장 적절한 방법을 통해 자본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안방보험 산하에 있는 동양생명과 인수 예정에 있는 알리안츠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꾀했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지난달 500억원의 알리안츠생명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안방보험도 동양생명에 60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반면 많은 국내 보험사들은 유상증자보다는 후순위채 발행이나 내부 유보금 확대 등의 방법을 선택했다. 흥국생명, 롯데손보, 농협생명 등은 후순위채나 영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은 대주주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증자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꺼리는 분위기로 대신 보험사들이 배당을 줄이고 사내 유보금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화생명은 지난 7일 내년 1분기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지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저축성보험을 확대한데다 2014년에는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해 금리상승을 앞둔 시점에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돼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IFRS17 앞두고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결정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 시스템 구축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앞서 5일 보험개발원은 흥국생명과 롯데손보 등 9개 중소형 보험사와 손잡고 IFRS17 시스템을 공동구축하는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번 공동구축 시스템은 IFRS17의 부채 및 보험관련 손익계산서를 산출할 뿐만 아니라 현금흐름방식 보험료 산출체계(CFP)에 따른 보험료 산출, 감독회계(신지급여력제도), 경영계획 수립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CFP(Cash Flow Pricing)은 보험금, 사업비, 해약환급금, 배당금, 법인세 등 장래 발생할 많은 현금흐름을 추정해 보험료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보험개발원은 이 같은 시스템 공동구축을 통해 IFRS17 도입에 따른 연착륙 지원과 보험산업의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생명은 독자적으로 지난 2015년 7월 IFRS 도입TF팀을 신설해 올해 상반기 제도 도입에 따른 영향을 사전분석하고 이에 대한 진단을 완료했다.

지난 6월부터는 RnA컨소시엄과 공동으로 자산부채관리를 위한 계리시스템 등 IFRS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FRS17 도입에 대한 전사적인 혁신 추진과 선제적인 자본확충 등으로 차질없이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그간 여러 대응전략을 검토해 왔다”면서 “국내외 초우량생명보험사의 지위를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교보 등 대형생보사들 역시 자체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컨설팅을 받는 중”이라며 오래 전부터 단계적으로 준비 중이었다는 얘기를 전했다.

한국회계기준원 역시 보험사들이 IFRS17을 효율적으로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적용지원 TF를 구성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또한 실무 적용 이슈를 식별해 전문가로 구성된 TF에서 논의·분석 및 적절한 결론을 도출해 기업들에게 참고자료로 배포할 예정에 있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고품질의 회계기준 제정이라는 IFRS17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보험시장 포화, 저축성보험의 원금보장 기간 단축 및 비과세 혜택 축소, 게다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으로 인한 자본금 충당 필요성과 새로운 시스템 개발 등이 겹쳐 생보업계는 ‘설상가상’의 상황인 것으로 진단된다. 알리안츠생명 등을 비롯한 몇몇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잇단 희망퇴직을 감행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또한 연금보험 등 중 종신형 상품 등 현안을 비껴간 상품들을 내년 대거 출시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보험사들의 보유 채권 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또다시 보험사 자기자본의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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