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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국내 생보시장 ‘빅5’ 정조준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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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11-14 01:06 최종수정 : 2016-11-14 14:02

작년말 총자산 동양·알리안츠생명 42조
거대 자본력 바탕으로 추가 M&A 가능
공격적인 영업 따른 불완전 판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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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국내 생보시장 ‘빅5’ 정조준
[한국금융신문 이은정 기자] 중국 거대 자본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이 올해 들어 매 분기 최대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누적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안방보험 피인수 이후 동양생명의 생명보험업계 내 순위는 수입보험료 기준 8위에서 5위로 올랐다. 실제 생명보험협회 통계 기준 동양생명의 지난 8월까지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은 8%다. 이러한 실적 향상은 안방보험의 영향이 주효하다. 3분기까지 동양생명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증가했다. 매출액(수입보험료)은 5조 9613억원으로 67.1% 늘었고, 영업이익은 2457억원으로 28.7% 증가했다.

◇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덩치 키워

안방보험은 한국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첫 중국 기업이다. 총자산이 1조 9710억위안(한화 332조 8033억 5000만원)에 달다. 생명·재산·건강·양로 등 부문 보험을 다루고 있으며 중국 생명보험사 중 5위, 비상장 생명보험사 시장에서는 2위로 선두권에 있다. 중국 왕이차이징에 따르면, 안방보험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2283억 8000만위안으로 지난해 중국 내 7개 보험사를 제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안방보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883억 6100만위안(한화 약 14조 9197억), 순이익은 52억 7000만위안(한화 8898억 3950만원)을 기록했다.

안방보험은 여러 차례 M&A를 거치며 전 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등을 인수했다. 2014년에는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올해는 미국 ‘스트래티직호텔앤드리조트’ 호텔 등을 인수하며 발을 넓혀왔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을 인수한 이후 저축성 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며 ‘덩치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은 중국 현지에서도 일시납 저축성 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해 왔기 때문에 유사한 판매 전략을 한국 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중국은 보장성 보험 대비 상대적으로 단순한 상품 구조를 지닌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동양생명, 논란 극복하고 실적 껑충

동양생명은 실제로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으로 저축성 보험 비중을 축소하려는 타보험사들과도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동양생명의 수입보험료는 올해 1분기 1조 53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430억원) 대비 약 3배 확대됐다. 보장성 보험의 수입보험료가 올해 1분기 365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3210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IFRS4 2단계는 보험 부채(보험금) 평가 방식을 계약 시점 기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저금리 기조가 확산되는 현시점에서 저축성 보험 확대는 곧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저축성 상품 보험료는 이자가 붙어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매출이 아닌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RBC 비율은 253.0%로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말 239.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수치다. 지난 8일에는 안방보험이 6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하면서 RBC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증자는 6246억 4385만원 규모의 첫 대규모 투자로 동양생명 지분 57.5%를 인수할 당시 매입 금액(1조 13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선다. 이에 안방보험의 지분은 75.34%까지 늘어났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인수된 후 (안방보험의) 신규 투자가 없었는데 큰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동양생명과 장기적으로 상생한다는 의지도 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자본 건전성을 위해 증자 외에도 최저보증이율을 낮추고 자산운용비율을 제고하며 꾸준히 리스크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증권(IB) 업계 관계자는 “어떠한 방식으로 규모를 확대하던 회사 체력에 맞게 대응하고 관리하면 문제 될 게 없다”며 “동양생명은 저축성 보험으로 규모를 키웠지만 안방보험이 제3자배정 증자를 해줬고 타사와는 차별화되는 중국 네트워크를 통해 높은 금리의 자산으로 수익을 남기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국내 보험뿐 아니라 은행 업계에도 손을 뻗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양생명 유상증자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해 포석을 깐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9월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동양생명을 통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업계는 동양생명이 우리은행 8%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8% 지분 매입 시 필요한 자금은 6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자본에 편입된 증자 금액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내다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알리안츠생명도 안방보험 품에 안기나

안방보험의 손길은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에도 닿을 전망이다.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인수도 진행하고 있다. 안방생명보험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선 것과 달리 알리안츠생명 인수에는 홍콩 안방홀딩스가 주체자로 나섰다. 안방생명보험은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운영회사로 지정됐다. 안방보험은 지난 8월 25일 안방홀딩스를 내세워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대주주 승인 심사는 금융위원회가 60일 내로 적격성을 판단해 결정한다. 접수 이후 이미 두 달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보완 자료를 검토하는 시간은 심사기간에서 제외된다.

안방홀딩스는 안방생명보험이 설립한 중간지주회사로 해외 금융자회사를 관리한다. 동양생명 지분을 인수할 당시 보고펀드와 주주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는 지주회사인 안방그룹홀딩스가 직접 보험업을 영위할 수 없어 안방생명보험을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운영 회사로 지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안방보험에 대한 보완 자료를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 측에 요청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을 당시에도 두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 국내 보험시장 ‘엎치락뒤치락’ 격변 조짐

안방보험이 잇따라 중소형 보험사 인수에 나서면서 국내 보험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마무리하면 국내 보험시장 점유율 기준 5위에 오르기 된다. 동양생명(26조원)과 알리안츠생명(16조원)의 자산을 더하면 약 42조 수준으로 자산 규모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생보업계 5위에 오르게 된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각각 3.61%, 1.82%를 기록했다.

하지만 알리안츠생명 인수 주체자가 안방홀딩스기 때문에 독립적인 운영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IFRS4 2단계 도입으로 인한 자본 확충이 필요한 만큼 안방보험보다 안방홀딩스가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영 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동양생명은 보장성 보험과 함께 저축성 보험으로 꾸준히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반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할 경우 저축성 보험 판매로 ‘덩치 키우기’에 나설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또 최근 ING생명과 KDB생명 인수합병이 남아있는 만큼 생보업계 변화의 조짐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ING생명과 KDB생명의 총 자산은 8월 기준 각각 31조원, 16조원이다. ING생명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중국과 홍콩계 JD캐피탈, 타이핑생명 등과 경매 호가 방식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KDB생명은 외국계 자본 두 곳이 예비입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사들이 중국계 자본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지분 85%에 대한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한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보험 시장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른 보험사 입장에서는 견제가 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만들어 낸 보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생명보험시장은 포화 상태로 한 회사가 성장하면 다른 회사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때문에 중국 자본으로 특정 보험사의 규모가 확대되면 시장 경쟁구도가 바뀔 것”이라며 “중소형사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빅3 보험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완화되고, 보험사들은 시장 점유율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경영전략 등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내부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과거 실적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다보면 불완전판매 이슈가 생겨 소비자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lej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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