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잠정합의안은 지난 15일 찬성 63.1%로 조합원 투표에서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내수 판매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품질경영 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사회적 반발이 거세다. 이미 노조 파업으로 인한 협력 중소기업들의 생산설비 가동률은 20% 이상 감소하는 등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막심하다.
◇ 내수판매, 3분기 하락세
현대차는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역풍과 함께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노조 파업으로 인해 3분기 동안 월 판매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4만7879대로 전월(6만9970대) 보다 31.57%(2만2091대)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8월 4만2112대 ▲9월 4만1548대로 판매 감소는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측은 판매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파업’을 꼽는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국내 판매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해외 판매 부분에서도 생산차질에 따른 국내공장 수출이 급감했다. 지난달 국내 공장이 수출한 차량은 5만631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줄었다. 현대차 측은 해외 판매는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둔화 등의 불안 요소가 존재하지만, 국내공장 수출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지난 8월부터 월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개소세 인하 기간이 끝난 지난 7월 빠진 ‘판매 쇼크’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다.
쌍용·르노삼성차의 8월 판매고는 전월(7546대, 7352대) 대비 각각 1.72%(130대), 4.91%(361대) 늘어난 7676대, 7713대를 기록했다. 양사는 9월에도 8011대, 9222대의 판매고를 나타내 개소세 역풍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한국GM도 지난달 3만8300대, 1만4078대를 팔아 전월(3만7403대, 1만2773대) 보다 판매량이 상승했다.
◇ 협력 중기 피해도 커… 올해 영업익 최대 6천억 전망 ‘4년 연속 감소’
현대차뿐만 아니라 협력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협력 중소기업 생산 설비 가동률이 20% 이상 감소했다. 파업 후 생산설비 가동률은 68.3%로 파업 전(91.6%) 보다 23.3%포인트 줄었다.
납품차질 경험 횟수도 올해 평균 5.8회로 지난 2014년(평균 2.2회), 2015년(평균 2.6회)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협력 중소기업의 피해가 매우 큰 가운데 평균 연봉을 1억원에 가깝게 받는 현대차 노조가 자신들의 일자리와 임금인상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외면한 것으로 연대의식을 갖춘 진정한 노조라 볼 수 없다”며“중소기업 근로자와 대기업 근로자간 비정상적인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의 인건비 및 비용 절감 성과를 대기업이 전유하는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이라고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 파업이 장기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올해 현대차 실적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크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5400억~6000억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6358억원) 보다 최대 900억원 가량 낮은 수치며, 지난 2013년(8315억원) 이후 4년 연속 감소되는 모습이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는 올해 이례적으로 파업에 따른 국내 생산손실 영향이 컸는데 지난 3분기에는 작년 대비 5배에 육박하는 조업시간 손실이 발생했다”며 “3분기 매출액은 7조9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파업과 함께 친환경차량 등 차세대 제품라인업 구축 및 고급차 브랜드 런칭에 따른 비용부담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말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438억원으로 예상, 4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재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6048억원으로 전망된다”며 “파업에 따른 국내 판매는 부정적인 예상이 우세하지만, 중국·인도 시장에서의 선전과 제네시스 G80·90 판매 증가, 신형 그랜저 출시 등은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