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이 이처럼 멕시코를 주목하는 이유는 여타 신흥지역과 달리 높은 자동차 산업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멕시코자동차협회(AMIA)에 따르면 멕시코는 작년 34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전체 생산량의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내수시장도 지난 2010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성장, 작년 135만대 판매고를 기록해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지역 에서 두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을 형성 중이다. 올해는 브라질, 러시아 등 타 신흥국들이 판매 부진에 빠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년대비 10% 가량 성장한 147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장기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 2020년에는 생산 497만대, 내수 175만대로 예상돼,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 역시 정 회장이 이 시장 공략을 강조하는 이유다. GM, 포드, 닛산 등 다수의 업체들이 이미 멕시코 현지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가운데, 최근 들어 신규 투자 및 공장 추가 건설 계획 등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GM의 경우 60만대 이상 규모의 현지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18년까지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 역시 최근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주에 16억 달러를 투자, 30년만에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지난 2013년 이후 해외 공장 증설 기조에서 탈피, 10억 달러를 투자해 오는 2019년부터 소형차 코롤라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건설한다. BMW는 지난 3월 멕시코에서 공장 건설 기공식을 가졌으며, 오는 2019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회장도 지난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서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낮은 인건비, 높은 노동 생산성도 멕시코 자동차 시장의 장점이다. AMIA에 따르면 멕시코 자동차공장 근로자 일평균 임금은 약 40달러로 미국의 20~30%에 불과하다. 중국과 비교해도 시간당 임금 3.3달러(중국 4.2달러)로 낮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전 세계 49개국과의 FTA 네트워크 등으로 글로벌시장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한편, 작년 7월 멕시코 첫 판매를 시작한 기아차는 이 시장에서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1∼7월, 멕시코공장에서 생산 중 K3를 필두로 스포티지·쏘렌토·쏘울·K5 등 총 2만9006대를 판매, 점유율 3.4%로 업체별 순위 9위에 올랐다. 지난 7월에는 551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1499대) 대비 3.7배로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4000대 이상 판매, 매월 판매 기록을 경신 중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