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
금통위가 지난 6월 시장 예상과 달리 0.25%포인트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이달엔 추가인하보다 경기흐름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 기준금리는 현재 연 1.2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장기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추가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월말 현재 667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6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이는 2010∼2014년 6월 평균 증가액(3조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잔액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올해 5월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재정측면에서 정부가 11조원 규모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선 만큼 통화정책에 다소 여유가 생긴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6%가 8월 금통위에서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소비, 투자 부진 속에 실물경기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에 그쳐 3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사실상 소수의견이 확인됐고 원화강세와 자본유출 우려 완화, 저물가 심화로 한국은행은 9~10월 중 기준금리를 추가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소규모 개방경제로 금리 하한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기준금리가 1.00%대에 도달한 이후 추가 인하 부담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9일 채권시장은 이틀 뒤 한은 금통위를 앞두고 관망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1bp 상승한 1.247%, 10년물은 0.2bp 내린 1.427%에 장을 마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