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롯데월드.
12일 검찰이 장경작 전 호텔롯데 총괄사장과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을 출국 금지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사장의 출국 금지는 제2롯데월드 건설 인허가 당시 그가 주도적 역할을 한 데서 상징성이 크다. MB정권 출범 직후 그는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를 받아냈다.
재계에서는 이번 장 전 사장과 기 전 사장의 출국 금지를 ‘제 2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의혹’수사의 초읽기라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인 장 전 사장은 대표적인 친 MB 인사로 분류된다. 장 전 사장은 삼성과 신세계 출신으로 2005년 2월 호텔롯데의 대표로 영입됐다. 이후 2008년 2월 이 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는 호텔롯데 총괄사장으로 승진한다.
이를 통해 장 전 사장은 호텔은 물론 면세와 롯데월드를 총괄할 수 있게 된다. 2010년 호텔롯데에서 퇴임한 그는 2014년 이 전 대통령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청계재단의 감사를 맡아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롯데그룹은 MB정부가 들어선 2008~2013년 동안 비약적인 성과를 이뤘고 ‘특혜 논란’ 에 계속해 시달려왔다.
MB 정권 5년 동안 장 전 호텔롯데 사장의 총괄사장 승진뿐 아니라 롯데의 계열사가 46개에서 79개로 증가했다. 당시 롯데의 자산이 43조 원에서 96조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현 롯데주류인 두산주류BG의 인수합병과 롯데면세점이 AK면세점을 인수한 때 역시 MB 정부 산하 시기이다. 야당에서는 이를 MB의 친구 게이트라 명명했을 정도다.
이 같은 특혜 시비는 제2롯데월드 건설 인허가 과정과 이에 따른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 변경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롯데그룹은 김영삼 정부시절인 1994년부터 제2롯데월드의 신축을 추진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성남 서울공항 이착륙의 안전 문제로 제2롯데월드의 건립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군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던 제2롯데월드의 건축 허가가 MB 정권 출범 1년 만인 2009년 3월 이뤄졌다. 군 당국이 2009년 3월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으며, 이 과정에서 신축을 반대해온 공군 고위층이 해임됐다.
군은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 동편의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조건이었으며, 이 같은 건설 허가 과정에서 정계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불거졌다.
장 전 사장과 함께 출국 금지된 기 전 사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물산 사장을 지냈다. 기 전 사장 역시 제 2롯데월드 사업 인허가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으며, 공군의 회유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달 10일, 검찰은 롯데가 한 항공기 부품 정비업체 B사와 수십억 원대 용역 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계약 과정 전반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 전 사장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B사와 13억 원대의 용역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당시 B사의 회장은 기 전 사장과 고교 동문인 예비역 중장 천모 씨이다. 이 시기 공군 최고위를 지냈던 관계자 역시 이들과 같은 고교 출신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롯데물산과 B사가 컨설팅 계약을 가장 한 뒤, 해당 자금을 공군 고위층에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