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면세점의 상품 판매 마지막 날인 오늘, 매장은 매우 한적했다. 패션·잡화 구간에는 30명 남짓의 쇼핑객이 자리할 뿐이었다.
그들은 물건을 시착하거나 이리저리 살펴보긴 했지만 구매는 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매장을 몇바퀴 도는 내내 중국어도 좀처럼 듣지못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반절 이상이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쥬얼리와 시계를 구경하는 고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번에는 코스메틱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곳에서 직원을 제외한 단 3명의 외국인관광객을 목격할 수 있었다. 썰물처럼 빠져버린 고객과 더불어, 샘소나이트 매장 매대의 물건은 어느정도 정리된 상태였다.
아예 ‘Close’ 표시를 부착해놓은 매장까지 있었다.
직원들의 얼굴에도 웃음기는 없었다. 누군가의 전화기 너머로 ‘오후 7시가 되면 딱 영업종료를 한다’ 는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SK워커힐면세점이 16일부로 영업종료를 한다. 면세사업에 뛰어든지 24년만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특허심사를 위해 1000억대의 자금을 투입·매장 면적을 3746평으로 확대하는 공사를 하던 중 면세사업자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워커힐면세점에서의 상품구매는 10일인 오늘까지, 상품인도는 16일까지 이루어진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상실한 이후 △호텔 방문 외래 관광객(연간 150만 명)들의 쇼핑편의성 및 관광만족도 저하 △구성원 고용불안 △중소협력 업체 피해 방지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워커힐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2874억을 기록했으며, 현재 면세점에는 SK네트웍스 소속직원 200여 명과 입점 브랜드 파견직원 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는 본사 직원은 100% 고용 승계를 한다는 입장이지만 파견직 직원들의 고용까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면세점 24년 운영 노하우, 외국인들이 숙박과 카지노 쇼핑을 다 즐길 수 있다는 입지적 인프라까지 모두 표류하게됐다.
SK네트웍스는 면세사업자 특허 재도전 및 영업재개 의사를 계속 밝히고있으나, 워커힐 면세점이 부활에 성공한다해도 ‘폐점기간’ 동안의 매출 타격과 당장의 고용불안 문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6월중 면세사업자 특허 신청과 관련된 고시가 나올 예정이며, 최종 신규면세점 사업자는 올해 말 선정된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