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캐피탈, “중고차 시장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車할부금융 진출”
하나캐피탈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PT. Sinarmas(시나르마스) Hana Finance’의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펄프 부문 세계 2위인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 이번 시장 진출은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비은행부문 확대 전략에 기인한다.
초대 법인장으로는 서지수 법인장이 선임됐다. 서 법인장은 “시나르마스 그룹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통상 6개월~1년 걸리는 승인절차를 약 3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며 “현지기업과 우호적인 협력관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의 인도네시아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경영전략 중 1순위는 '중고차'다. 중고차 할부시장으로 시작해 신차 할부, 산업기계 리스 등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의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기대되는 ‘마이카’ 열풍이다. 통상 국민 GDP가 3000달러가 넘게 되면 ‘마이카’ 열풍이 부는데 현재 인도네시아 국민 GDP가 3000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이정환 하나캐피탈 글로벌진출 TFT팀장은 “인도네시아의 국민 GDP를 볼 때 ‘마이카’ 열풍이 불 배경은 충분하다”며 “마이카 시대가 인도네시아에 도래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캐피탈의 인도네시아 법인의 총자산은 150억원, 직원은 30명 수준이다.
◇ 캡티브사 외 실패 사례 다수… “성공에는 의문”
인도네시아의 마이카 열풍을 기대하며 이 시장에 진출한 하나캐피탈과 달리 업계에서는 성공 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신한캐피탈이 인도네시아 車금융 시장을 철수 했고, 기진출한 롯데캐피탈 또한 자동차금융 보다는 가전제품 할부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완성차 캡티브 계열사인 현대캐피탈 외에는 인도네시아에서 車금융으로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장을 철수한 신한캐피탈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롯데캐피탈 또한 가전제품 할부에 치중하는 모양새”라며 “인도네시아는 자원·인구가 많아 큰 시장이지만, 국민성이 국내와 다르고 관련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캐피탈사 임원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라며 “마이카 열풍이 기대되는 환경이지만, 아직도 오토바이를 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국내 캐피탈사가 車금융으로 성공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