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기사 모아보기범 회장이 다시 방어에 성공했다. 영풍·MBK 측 이사회 진입도 최소한으로 막아냈다.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예정된 개회 시간인 오전 9시를 3시간 넘겨 오후 12시 개회가 선언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복 위임장 문제로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6시간째 진행된 오후 6시 현재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대부분 안건이 처리된 상황이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의결권 기준) 4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4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윤범닫기
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특수관계자는 18.1%에 불과하지만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인 합작사 크루서블JV(10.8%), 한화그룹(7.9%), LG화학(1.9%) 등 우호지분과 합치면 38.8%로 추정된다.이번 주총 쟁점은 '영풍·MBK 측 인사가 고려아연 이사회에 얼마나 많이 진입하는가'다. 올해 최소 6석을 확보한 다음, 13명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과반을 장악해 경영권을 가져온다는 게 영풍·MBK 전략이다.
주총 직전까지 고려아연 이사회는 11명(고려아연) 대 4명(영풍·MBK)이었다. 이 가운데 이날 임기가 만료된 이사는 각각 5명, 1명이다. 6대3 구도에서 주총이 치뤄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총 이후 고려아연 이사회는 9대5로 운영된다.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라렌(기타비상무이사), 이사회가 추천한 최윤범 회장(사내이사)와 황덕남 이사회 의장(사외이사), 영풍·MBK 추천인 최병일 MBK 파트너(기타비상무이사), 이선숙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사외이사) 등 5인이 집중투표에 의한 다득표순으로 선임됐다.
'선임할 이사를 몇 명으로 할 것인가'를 정하는 3호 의안에서 유미개발이 제안한 '5인 선임'이 통과됐다. 유미개발은 최윤범 회장 가족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다. 영풍·MBK는 선임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인 6명을 뽑자고 제안했으나, 유미개발 제안이 더 많은 표를 받았다.
예상된 특별결의 부결
정관변경 안건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만 부결됐다.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주주 66.6%와 발행주식 33.3% 동의가 필요하다. 최윤범 회장과 영풍·MBK 지분 구도상 어느 한 쪽이라도 반대하면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통과된 안건은 이사회가 상정한 제2-1~2-7호 안건이다. ▲소수주주에 대한 보호 명문화 ▲전자주주총회 ▲분기배당 재원 확보 등 회사 운영과 상법개정 대응에 필요한 안건은 출석한 모든 주주들이 100% 동의했다.
이사회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제2-8호, 유미개발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법개정에 따라 감사위원 선임시 최대주주는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고려아연에서는 최대주주 영풍·MBK 의결권이 제한되고, 사실상 최 회장 측 인사가 이사회에 입성하는 방향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높았다. MBK 측 변호인은 "분리선출 취지에는 동감하나, 오늘 이 자리에서 뽑지 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결 방식 공방...집중투표 원칙 vs 기준 뒤집어
주총 이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양측은 이사 선임 수를 정하고 개별 이사를 선임하는 3호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면충돌했다. 현장에서는 발언권을 얻기 위한 고성이 나왔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사측이 외국인·기관투자자 사전 전자투표 표결을 처리한 방식을 문제 삼았다.
현재 고려아연 15주를 가진 외국인 주주가 "특정 후보 3명에게 나눠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현재는 각 후보에 15표씩 총 45표가 배분된다. 그런데 집중투표제는 5인 선임 기준 각 25표씩, 총 75표 배분이 원칙상 맞다는 사측 입장이다.
이에 사측은 예탁원에서 제공 받은 외국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사가 과소표결된 의결권을 수정하는 프로라타 방식으로 표결을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외국인 표결시스템이 집중투표를 지원하지 못해 발생한 시스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영풍·MBK 측은 반발하며 "외국인·기관투자자로부터 받은 사전 전자투표 결과라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박 대표이사는 "어렵다"고 거절했다. 표결 검사인에게 모든 자료를 제출할 계획인 만큼 객관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향후 법정에서 이 문제에 대한 시비를 가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풍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지난해 이러한 상황에서 미행사된 의결권을 별도 재분배하지 않았다"며 "기존 기준을 뒤집어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추측과 예단으로 된 자의적인 해석"이라며 "주총 표결은 외부전문가들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맹·연합 계속 굳건할까
최윤범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권을 지켜냈다. 특히 미국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정부가 대주주인 크루서블JV를 끌어들이며 향후 경영권 다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다만 앞으로 '동맹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양측 모두에 과제로 꼽힌다. 현재 우호세력으로 분류되지만 각자 이해가 달라진다면 관계가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경우 낮은 지분율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백기사를 만들었다. 올해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크루서블JV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 목적으로 참여하기로 한 만큼 경영권 분쟁엔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와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은 사업 협력을 이유로 고려아연 지분을 획득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지속된 분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고려아연 지분 5%를 들고 있는 현대차그룹(HMG글로벌)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서도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최 회장 등 사측 추천 후보에 기권 또는 반대표를 던진 것도 부담이다.
영풍과 MBK는 경영권 장악이 느려지고 있는 상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한 협력 계약에서 포함된 콜옵션 조항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0월 발동할 수 있는 콜옵션 행사사격이 어떻게 책정됐는 지에 따라 양측 이해 관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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