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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 후 다시 발행?…셀트리온의 ‘아쉬운’ 주주환원 셈법 [자사주 리포트]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4 15:58 최종수정 : 2026-03-24 16:38

주총서 자사주 911만 주 소각 결정
신주 발행에 소각 효과 반감 우려
국내외 생산능력 늘려 수요 대응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4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5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4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5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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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셀트리온이 보유 자사주의 74%에 달하는 911만 주를 소각, 주주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주환원 행보에도 일각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없지 않다.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보상 목적 보유분 300만 주까지 포함해 소각키로 했으나, 향후 같은 목적으로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신주 300만 주가 발행되면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주주환원책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인다.

자사주 소각 늘었지만…신주 발행도 단행

셀트리온은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승인 및 자기주식 소각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이번 주총을 통해 자사주 소각 규모를 확대했다. 기존 발표된 611만 주에서 스톡옵션 보상 목적 보유분 300만 주를 포함해 총 911만 주(약 1조7154억 원 규모)를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은 주총 직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진행되며 예정일은 오는 4월 1일이다. 셀트리온 전체 주식 중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비율은 5%며 이 중 4%(911만 주)는 즉시 소각하고 1% 규모인 323만 주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임직원 스톡옵션 보상분에 대해 향후 신주 발행을 통해 운용키로 했다. 그런데 주주환원은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당장 300만 주를 소각해 주식 수가 줄어도 신주 발행이 이뤄진다면 주식 수는 원상 복구되는 셈이다. 결국 주주가치 역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소각 후 신주 발행은 원위치로 돌아오는 게 맞다”면서 “(셀트리온은) 나중에 신주를 발행하더라도 일단 300만 주 추가 소각에 의한 당장의 주주가치 제고에 의미를 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자사주 보유 또는 처분 목적과 관련 “신주 발행으로 인한 가치 희석 방지를 위해 스톡옵션은 자사주 교부형으로 운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지분 희석을 감수하겠다는 듯 해당 방침을 한 달여 만에 소각 후 신주 발행으로 정정했다.

이에 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 추진은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주주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회사의 경영 방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며 “신주 발행은 장기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본사 전경.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본사 전경. /사진=셀트리온

생산시설 증설·신약 개발에 323만 주 활용

셀트리온은 또한 이번 주총에서 보유 자사주의 26%(323만 주)는 소각하지 않고 향후 유동화 및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공시에 따르면 조달 규모는 6776억 원으로 유동화 시기는 연내다. 해당 자금은 생산시설 증설과 신약 개발 투자 재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해당 물량이 시장에 유통될 경우 유통 주식 수가 증가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셀트리온은 유통물량 증가에 대해 “단기간 내 시장에 유통되지 않고 상당 시간 보유해 유동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금 운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유동화 자금은 별도 계좌로 관리하며 승인 목적 하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송도·미국 동시 증설…생산능력 57만 리터로 확대

셀트리온은 이날 기존 사내이사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기 부회장(대표)이 개인 사유로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신민철 관리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서정진닫기서정진기사 모아보기 셀트리온 회장은 “김형기 부회장의 퇴임으로 공백이 생긴 판매사업 영역은 당분간 직접 맡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날 주총 의장을 맡았는데, 의장으로 주총을 진행한 것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천 송도 캠퍼스 내에 1조2265억 원을 투자, 총 18만 리터 규모의 4·5 공장을 동시에 증설한다고 알렸다. 신설되는 4·5공장에는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아울러 미국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 증설 규모를 확정했다. 당초 6만6000리터였던 증설 계획을 7만5000리터로 확대 결정함에 따라 해당 시설의 총 생산역량은 원료의약품(DS) 기준 현재 6만6000리터에서 14만 리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와 해외 증설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의 DS 생산역량은 기존 31만6000리터에서 57만1000리터로 대폭 확대된다.

셀트리온은 DS 생산뿐 아니라 완제의약품(DP) 공정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방위 투자를 진행한다.

송도 캠퍼스에 증설 중인 신규 DP 생산시설의 증설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미 70%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며 연내 완공을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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