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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삼성 인사 촉각

김지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11-30 00:43 최종수정 : 2015-11-30 06:46

이번주 삼성 인사 촉각
지난주 LG그룹의 인사를 시작으로 재계가 본격적인 인사 철에 돌입했다. LG그룹이 예상을 깨고 ‘성과주의’중심의 인사를 큰 폭으로 단행하면서 재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가운데 정기인사를 맞게 돼 분위기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LG그룹에 이어 삼성이 이번 주 초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주 후반에 계열사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삼성인사는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두 번째 단행하는 인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해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인사가 소폭에 그쳤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조용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승계 작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한 것이다. 올해는 작년과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끈 이후 삼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재계에서는 따라서 이번 인사가 ‘이재용체제 굳히기’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그러나 이번인사가 예년처럼 ‘조용한 변화’의 연장선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 이재용 체제 굳히기 될까

올해 삼성그룹의 사업이 재편된 분위기에 맞물려 큰 폭의 이재용 스타일 인사가 단행될 지 여부가 큰 관심사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졌을 때 삼성 안팎에서는 수장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로부터 1년하고도 반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삼성은 ‘이재용 스타일’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 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 독자적인 모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재편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나태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더욱 시너지를 위해서는 자신과 뜻이 맞는 ‘자기 사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5월 삼성문화재단 이사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내에서 가진 3개의 직함 중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한 2개를 이어 받은 것이다. 때문에 재계 일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의견도 있다. ‘회장’이라는 직함만 없을 뿐이지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를 하고 있는 만큼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회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정기 인사를 발판삼아 경영승계 작업과 사업 체질 강화를 위한 본격적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방식은 ‘실용주의 노선’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4년 말 삼성종합화학 등 4개 계열사 매각부터 합병을 통한 통합 삼성물산 출범까지 최근 1년 간 삼성의 행보는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이 부회장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건희 회장이 모든 계열사를 1위로 이끌도록 했던 것과는 달리 이 부회장은 1위가 될 수 있는 사업에 기업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이 저조한 실적의 방산·화학 부문을 매각하고 전자?금융 계열사에 힘을 집중한 것도 이 부회장의 이런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은 실용주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의 인사는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이건희 회장이 비서실을 통해 1안과 2안을 보고 받아 단행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인사를 한다고 전해졌다. 2010년 이후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젊은 조직’이 이재용 부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일어남에 따라 ‘더 젊은 삼성’이 될 수도 있다.

지난 해 인사에서 사장단 승진자가 1960년 이후 출생자로만 채워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세대교체 작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저성장 시대의 도래로 예전 같지 않은 삼성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인적쇄신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에 이 부회장이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 ‘조용한 변화’ 스타일 이어질까

이 부회장의 올해 회장직 승계는 삼성그룹의 전례를 볼 때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 선대회장의 건강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7년 이상을 부회장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선대회장이 사망한 뒤였다. 이 부회장도 그대로 부회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 부회장이 이미 삼성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이 회장이 입원한 상황에서 굳이 회장직 승계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부회장의 승진이 없는 이상 이번 인사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전 계열사에서 인력 재배치나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본사 지원부문을 중심으로, 전자부품 계열사들은 승진누락자,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이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을 10월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고, 금융계열사들은 수시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정기 인사는 소폭으로 진행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구조조정으로 많이 쳐냈던 만큼 인사를 최소화 해 안정을 기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삼성 내부에선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승진이 지난해보다도 줄어들 것이란 분위기다. 2010년 삼성은 이재용 부사장을 비롯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이 채 안 되는 5명을 발탁하는 등 총 18명을 대거로 사장단에 올렸다. 삼성은 그 이후로도 2012년까지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과 더불어 17~18명의 규모의 사장 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인사 폭은 11명으로 줄었다. 그룹을 통틀어 단 3명만 사장으로 승진했고 대표이사 부사장 단 1명만이 발탁됐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인사 축소의 기조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또한 그룹 차원의 사업재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승진 인사를 실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인사 축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 인사가 실제로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어찌됐던 간에 이번 주에 이뤄질 삼성의 인사는 앞으로 삼성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인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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