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벤처캐피탈 신규투자 규모는 95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12억원)에 비해 38.4% 성장했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가 18%(1722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유통·서비스 16.4%(1568억원), 바이오·의료 14%(1335억원), 영상·공연·음반 12.8%(1226억원) 등의 순으로 비교적 투자분야가 고르게 분포됐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통·서비스분야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연초만 해도 작년 카카오톡과 영화 ‘명량’ 성공의 후광이 남아있던 탓에 신규투자의 50% 가량이 ICT서비스와 영상·공연·음반에 몰리는 등 편중된 경향이 있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유통·서비스가 별도의 분야로 분류되긴 하지만 ICT서비스에서 파생된 e커머스 형태가 주류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캐시슬라이드로 유명한 NBT나 멀티샵 ‘원더플레이스’ 등이 주요 투자업체”라고 설명했다.
사례로 거론된 원더플레이스의 경우, 상반기에 벤처캐피탈을 통해 모집한 자금이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성장 기조인 유통업종임에도 매출이 해마다 2배 이상 뛰고 있는데 2개 이상 브랜드의 트렌디한 패션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멀티샵(혹은 셀렉트샵) 비즈니스로 상품의 회전율 및 트렌드 반영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돈 버는 앱으로 알려진 NBT의 캐시슬라이드는 상반기에 140억원을 유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자동으로 광고를 띄우고 이를 보면 적립금을 주는 리워드 앱으로 누적가입자 1300만명, 2014년 모바일 앱광고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최근 국내·외 벤처캐피탈의 주목과 투자를 끌어내고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주로 e커머스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얼마 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 투자를 끌어낸 ‘쿠팡’을 비롯해 ‘티몬(티켓몬스터)’, ‘옐로모바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쿠팡 등이 공동구매 형태인 ‘소셜커머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통채널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의 주류였던 오픈마켓(중개형 온라인장터)은 물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도 상당한 파급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BC카드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종 카드매출 특징은 모바일 커머스의 득세와 전통 유통강자들의 부진이다. 모바일 커머스는 2013년 6조6000억원에서 2014년 150조원으로 126% 증가했으며 온라인 커머스 내 비중도 2013년 4분기 13%에서 2014년 4분기 38%로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백화점은 전년대비 1.9% 감소한 29조원(소매판매 기준)을 기록하는 등 성장률이 지속 하락했으며 대형마트는 1.1%, 슈퍼마켓은 0.8% 소폭성장에 그쳤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얼마 전 쿠팡의 모바일앱 이용자 수가 오픈마켓, 홈쇼핑 등 기존 전자상거래업체를 넘어서 1위를 차지했다”며 “모바일 커머스가 e커머스 시장을 전체적으로 이끌면서 벤처캐피탈도 이와 관련된 유통·서비스업체 투자가 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