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23조8000억원으로 이 중 5조원 가량이 NPL시장에 매각 처리됐다. NPL(Non Performing Loan, 무수익여신)은 연체 3개월 이상의 고정이하 부실채권을 말하는데 은행에서 부실 판명된 담보대출이 입찰을 통해 팔린다. 투자사들은 이를 저가에 사들여 담보처분 등의 방법으로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과거 현대스위스 시절부터 NPL사업을 영위해 왔으며 작년에는 유암코, 대신F&I에 이어 총 6건, 5000억원 넘는 채권을 매입해 3위에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1~3분기까지 꾸준히 사들이다가 4분기는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NPL 터줏대감들이 SBI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개매각 기준으로 지난해 NPL시장이 5조원 조금 넘는 수준인데 시장파이는 정체되고 경쟁자는 늘어 가격이 오르고 수익성은 떨어지는 상태”라며 “특히 SBI는 호가를 세게 부르는 것으로 유명해 눈총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작년 NPL 공개입찰 낙찰률은 평균 73% 정도였는데 지난해는 80%대로 올랐다. 특히 SBI는 90% 이상의 낙찰률을 내는 등 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SBI가 호가를 세게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수신기능을 갖춘데다 유상증자에 따른 여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타 NPL업체들은 주로 회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참고로 유암코와 대신F&I는 그간 회사채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최근에야 조달에 성공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을 철저히 판단하고 호가를 부르는 거지 무턱대고 가격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며 “고객 예·적금을 받는 등 수신으로 자금흐름이 원활한데다 유상증자의 여력이 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BI저축은행이 NPL을 취급하면서 나타난 변화 중 하나가 들쑥날쑥한 자산규모다. 흔히 4조대를 육박, 혹은 넘었다고 알려졌지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은 3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4개 법인이 통합되면서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맞춰 일정규모의 자산이 조정된데다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부실자산 정리로 클린화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아울러 매입한 NPL이 자산에 포함됐다 담보처분으로 상각되면서 변동이 심해졌다. 이는 NPL업체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암코 같은 곳은 NPL이 월평균 1000억원 정도가 처분됨에 따라 분기별로 자산이 2000억~3000억원씩 줄었다 늘었다하기도 한다”며 “SBI저축은행은 연결기준 회계와 자산클린화 등이 겹쳐서 총자산이 예상보다 적게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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