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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신차 할부금융 아성 흔들리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1-07 22:24 최종수정 : 2015-01-09 10:10

3년 연속 취급실적 부진 여파로 영업자산 감소 지속
오토금융 경쟁 심화 탓에 순이익 4년 연속 하락세
개인 신용대출 자산 처음 2조 돌파 성장세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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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신차 할부금융 아성 흔들리나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그간 절대 강자로 꼽혀 온 현대캐피탈의 위상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시장 진입과 카드 및 캐피탈업계의 적극적인 자산 확대 속에 경쟁 과열, 그리고 대주주인 현대·기아차의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신차 할부금융 취급실적이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 시장지배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영업자산은 2년 연속 감소했으며, 특히 신차 할부금융 시장을 둘러싼 취급사 간 경쟁 격화로 수익성 지표가 4년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신용대출 사업은 경쟁력 높은 상품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자산 2조원을 돌파해 눈길을 끌었다.

◇ 신차 할부금융 취급액 2011년 이후 악화일로 “왜”

국내 신차 할부금융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아성이 최근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 동안 현대·기아차의 신차 할부 물량 등을 기반으로 핵심 사업인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시장 지위를 굳건히 해왔지만 지난 2011년 이후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시장은행들의 시장 진입과 현대·기아차의 내수판매 부진, 그리고 카드사들의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3년 연속 실적 부진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이 회사의 신차 할부금융(론대출 포함) 자산은 10조3687억원으로 전년인 2013년 말(10조5095억원) 보다 1408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11조4039억원을 정점으로 이후 신차 할부금융 자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표 참조>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의 캡티브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의 신차 할부금융 실적 부진 배경에는 경쟁 환경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 김봉식 수석연구원은 “캐피탈사가 자동차 할부금융에 집중하는 것은 자동차 할부자산이 다른 자산에 비해 건전성이 높고, 연계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영업 확대 등 경쟁 압력 강화로 현대캐피탈의 점유율은 최근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자동차 할부금융은 캐피탈사의 주력 상품이었지만, 현재는 오토론 상품 등을 통해 시중은행이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대표적 예로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자동차대출 상품인 ‘마이카(MyCar) 대출’을 출시이후 저금리를 내세워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캐피탈 업권 내에서도 업체 간 적극적인 자산 확대 속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등장한 것 역시 현대캐피탈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영향으로 시장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현대·기아차를 살 때 현대차 계열인 현대캐피탈의 할부금융 점유율이 90%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나오면서 현대캐피탈 점유율은 3년 만에 12%p 이상 떨어졌다.

이와 관련 현대캐피탈 측 한 관계자는 “신차 할부금융 영업이 부진하면서 전체 자동차금융 자산이 감소하고 있기 하지만 이는 회사의 영업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은행과 카드사에 비해 금리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 신차 할부금융 제외한 개인신용대출 등 나머지 사업은 실적 성장 지속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현대캐피탈 측은 신차 할부를 제외한 중고차 할부금융, 자동차리스, 가계신용대출 등 여타 사업 부문은 실적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먼저 중고차 할부금융(론대출 포함)의 경우 과거 자사 중고차 판매 홈페이지 ‘오토 인사이드’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 결과, 2년 연속 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중고차 할부금융(론대출 포함) 영업자산은 1조5109억원으로 전년(1조4837억원) 보다 27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이후 중고차 할부금융 쪽에서 자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표 참조>

이에 대해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 특성상 할부 취급이 어려워 ‘오토론’을 취급했고 오토론 취급 과정에서 본업 비율 아닌 대출채권 비중이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리스 역시 상품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영업자산 규모가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자산 증가세는 소비자금융 부문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 윤태림 수석애널리스트는 “현대캐피탈의 소비자금융은 과거 대출전용카드 상품인 ‘드림론 패스’의 대규모 부실로 영업규모가 크게 위축됐으나 GE Capital Corporation(이하 GECC)와의 제휴 이후 다시 꾸준히 성장해 작년 9월말 기준으로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금융자산 가운데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우량 직장인 대출, 프라임론, 다이렉트론 등 그 동안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온 결과,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영업자산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의 개인신용대출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표 참조> 이처럼 소비자금융 사업부분이 크게 성장하면서 전체 영업자산에서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 자동차 할부금융 경쟁 심화 탓에 순이익 매년 하락세

그러나 문제는 영업 자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신차 할부금융 실적이 부진한 탓에 최근 몇 년간 수익성 지표는 참담했다. 물론 업황 불황과 정부 규제 등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2453억원 보다 27.3%(671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650억원으로 1년 사이에 4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총자산 대비 당기순이익 수치를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 ROA 역시 재작년 말 1.9%에서 1.3%까지 추락했다.

현대캐피탈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이유는 할부금융 취급수수료 폐지와 자동차금융시장에서의 경쟁심화 때문이다. 여기에다 약 200억원에 달하는 HK저축은행 평가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은 더욱 줄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HK저축은행 유상증자에 각각 371억원과 69억원을 투자했다 HK저축은행의 1대 주주인 MBK와의 경영마찰로 최근 HK의 지분 19.99% 전량을 매각했다.

윤태림 수석애널리스트는 “신차 판매 감소와 경쟁심화로 인한 시장점유율 저하 그리고 취급수수료 폐지, 대손부담 확대 등으로 지난 2010년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수익성 지표의 대표적 척도인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0년 5115억원을 정점으로 2011년 4454억원, 2012년 4283억원, 2013년 3370억원, 2014년 9월말 1782억원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실적 부진을 타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신차출시 등으로 자동차판매가 늘면 어느 정도 수익은 개선되겠지만 수입자동차의 공세로 내수시장서 현대·기아차 판매증가가 둔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현대캐피탈의 수익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회사가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과 적극적인 해외사업추진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이 다시 고도성장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 들는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왜냐하면 현대차, 기아차의 활발한 해외 사업과 맞물려 현대캐피탈의 해외 자동차금융도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해외 법인의 영업이익은 국내 실적을 압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현대캐피탈이 구상하는 올해 실적 반전의 성패는 온전히 해외시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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