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캐피탈 공개 경쟁 입찰에 참여로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의 대출금 회수 일환으로 동부제철이 보유한 동부캐피탈의 지분 49.98%를 매각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지난달 4일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입찰 경쟁에 불을 지핀 상태다. 이번 동부캐피탈의 주식 매각 대상은 동부제철이 보유 중인 지분 49.98%와 기타주주 지분 30%의 전부 또는 일부다.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으로, 지난달 4일부터 1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았다.
이번 동부캐피탈 인수전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을 포함해 동부화재, 국내 사모펀드 등 세 곳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할부금융업을 주로 하는 동부캐피탈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산 939억원, 영업수익 38억원의 소형 캐피탈사다. <표 참조>
동부제철 채권단은 동부캐피탈 지분 매각을 가능한 1분기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일단 동부화재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
동부그룹의 금융계열사인 동부캐피탈에 대한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부화재는 이른바 ‘백기사’로 나서 동부제철이 보유한 동부캐피탈의 지분과 기타 지분 등을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향후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해외시장 개척 시 할부금융의 역량을 활용할 필요성이 높다“며 ”이에 동부캐피탈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동부캐피탈 주식의 주당 인수가액은 4500원에서 5000원 가량으로, 동부제철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한 인수대금은 약 100억원 상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달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숏리스트(본입찰 후보) 선정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앞서 동부화재는 지난해 8월 이사회를 열고 동부제철이 보유한 동부캐피탈 주식 119만9200주(29.98%)를 55억3000만원에 취득키로 결정 한 바 있다. 하지만 이사회 결정 이후에 동부제철이 산은에 넘어가면서 지분취득은 유야무야 됐다. 캐피탈 업계에서는 동부화재가 동부그룹 계열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만큼 이번에도 동부캐피탈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실제 인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유는 동부화재 최고 경영진의 인수의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 M&A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동부캐피탈 지분 공개 입찰과 관련해 최고 경영진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러시앤캐시, 동부캐피탈 인수전 복병으로 거론
산업은행의 경쟁입찰이란 견제에도 동부화재는 자사 이외에 인수 참여자는 없을 것으로 판단해 단독 입찰 시 재공매없이 매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러시앤캐쉬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복병을 만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아주캐피탈 인수전에서 3800억원을 제안했을 만큼 탄탄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동부캐피탈 매각가격은 대략 100억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자금 경쟁력에서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캐피탈업계에서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금융 당국의 지시에 따라 대부업을 축소해야 하는 만큼 작아지는 영역을 캐피탈로 메꾸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OK저축은행 인수를 조건으로 ‘5년 안에 그룹 내 러시앤캐시·미즈사랑·원캐싱 등 대부업 자산 비중을 40%이상 축소한 후 장기적으로는 대부업을 폐쇄할 것’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대부업 자산을 점차 축소하는 대신, 타 금융업의 비중을 높여나가야하는 셈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 그룹이 잠차 대부업 비중을 줄여가는 만큼 그 빈자리를 캐피탈로 채우려는 전략”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동부캐피탈은 같은 계열사인 동부화재에서 가져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캐피탈의 지분구조는 동부제철이 지분 49.98%로 1대 주주다. 이어 동부화재 10%, 동부저축은행 9.98% 등 동부그룹 계열사가 69.96%를 , 비계열사로는 벽산건설과 김광식, 에스코가 각각 10%, 기타 0.04% 등 30.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