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환율도 연중 최저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 연준위가 기준금리 정상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이며, 강달러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신흥국 디폴트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펀더멘털면에서 양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보유고의 경우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6,420억에서 지난 2013년 8.0조달러로 급증했다. 대외채무규모도 같은 기간 GDP의 40%에서 25%로 낮아졌다.
신한금융투자 김지운 연구원은 “과거보다 환율은 안정됐으며 대외채무도 적고 외환보유고도 넉넉하다”라며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는 기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가펀더멘털은 양호한 반면 신흥국 개별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차입금 가운데 비은행사모부문의 비중이 높은 신흥국 통화가치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차입금은 특정 국가의 경제 주체들이 해외글로벌 은행과의 거래 혹은 해외 채권발행을 통해 경제주체가 직접 조달하는 차입금을 뜻한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전체 국제차입금 중에서 비은행사모부문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국가들은 헝가리(31.0%p), 러시아(30.3%p), 체코(23.6%p), 폴란드(19.8%p) 등의 순이다. 이들 신흥국 국가들을 중심으로 최근 통화가치가 달러대비 절하되는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비금융사모부문의 국제차입금의 경우 은행권이나 공공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보증거래가 많아 글로벌 경제에 위험요인 발생시 채권자들의 상환요구가 증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가가 아니라 개별기업 디폴트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DB대우증권 최진호 연구원은 “현재 신흥국의 국가 디폴트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특정 국가의 개별 기업 디폴트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신흥국에서 주요 기업의 디폴트가 발생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촉발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