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의 강문경 미래에셋쉐어칸 대표는 24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처럼 인도 시장의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4년 12월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을 인수해 현재의 미래에셋쉐어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강 대표는 "종합증권사로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뿐만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웰스매니지먼트(WM) 증권사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7월 현재 직원 수는 3000명 이상이며, 인도 주요 지역에 13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 자산은 약 460억 달러 규모이며, 고객 계좌 수는 300만 개를 웃돈다.
인도 현지 고객을 중심으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선물·옵션 및 주식에 대한 브로커리지 업무를 하고, 펀드 판매와 방카슈랑스 업무도 병행한다.
지점장뿐만 아니라 인도법인 본사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직원도 모두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에셋 한국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은 강 대표와 CFO(최고재무책임자) 정도다. 강 대표는 “인도 현지 고객이 주요 대상인 만큼 주요 임직원이 인도 현지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베트남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뒤 최근 인도법인에 합류한 해외통이다.
미래에셋은 인도에 디지털 기반 증권사 ‘mStock’과 최근 인수한 쉐어칸까지 두 개 증권사를 두고 있다. 디지털 증권사는 설립 3년 만에 고객 수가 3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성장세다.
강 대표는 "쉐어칸 역시 지점을 중심으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를 원년이라고 생각하고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점 채널 및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쉐어칸은 브로커리지 중심 증권사로 수수료 수입이 대부분이었으나,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자산관리 경험을 더해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인수 이후 다양한 펀드상품 공급을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및 현지 운용사와 협업하고 있다”며 “고객의 편리한 펀드 거래를 위한 시스템 투자도 적극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관점에서 고객의 성공 투자를 이끌기 위한 ‘Investment Solution 본부’도 최근 출범했다. 그는 "단순한 주식거래보다는 전체 고객 자산에 대한 자산배분부터 접근할 수 있도록 본부에서 다양한 고객 제안서를 공급하고 있다"며 "AI(인공지능) 기반 투자 솔루션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직원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점 근무 직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강 대표는 "브로커리지에서 WM으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부터 시작해 자산배분 전략 및 다양한 상품 교육까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수립했다"며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쉽지는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성과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인도를 핵심 성장지역으로 보고 자기자본 재배분을 실시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은 주식·선물·옵션 시장이 갖춰져 있으며, 대형주·중형주 등으로 투자상품이 다양화된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가 거래되고 있다. 특히 SIP(적립식 뮤추얼 펀드)가 상당히 대중화돼 있다.
그러나 금융거래 가능 인구는 전체의 10~20% 수준에 불과하고, 연금시장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강 대표는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에서 현지 리테일 영업을 추진 중인데, 이러한 리테일 역량을 인도에서 적극 적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상품 공급에 강점이 있으나, 이머징 마켓에서는 규정상 글로벌 상품 공급이 아직 용이하지 않은 면이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인도에는 일종의 경제특구 지역인 ‘Gift City’가 있다”며 “이를 통해 인도 국내 투자자에게는 해외투자가, 해외 투자자에게는 인도 국내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래에셋 그룹의 강점을 발휘해 인도와 한국 투자자 모두에게 유익한 인도 관련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쉐어칸은 현지 규정 이해도가 높고, 정부 관련 기관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강 대표는 "최근 Gift City 상품 개발을 위해 정부기관을 방문해 관련 설명과 함께 향후 계획도 전달했다"며 "이미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쉐어칸은 현재 브로커리지 중심인데, 지난 30여 년간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실제로 쉐어칸의 매매 시스템 ‘Trading Tiger’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이 발달한 인도에서 현지 매매에 특화돼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
다만 브로커리지만으로는 다양화된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인도 증권시장은 세계 4~5위권 규모로, 펀드 시장도 400~500조 원 수준이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펀드가 운용 중이라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제한적이지만 해외상품 투자 기회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꼽았다.
그는 "WM 강자인 미래에셋과 강한 브로커리지 역량을 보유한 쉐어칸의 만남에서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쉐어칸은 종합증권사로서 현지 톱5 증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 대표는 "WM 종합증권사로서 주식·채권 등 기존 상품, 뮤추얼펀드를 비롯해 실물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고, IB(기업금융)와 연계한 IPO(기업공개) 관련 상품도 공급할 것"이라며 "전통적 증권사 상품 외에도 최근 발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투자도 가능하도록 시장 트렌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브로커리지 역량을 극대화해 IB 등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상품 및 사이버(cyber) 자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발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