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필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 수석부총경리./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 중국법인 대표인 조성필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 수석부총경리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 내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이하 현대재산보험) 지위를 이같이 밝혔다.
현대해상 중국법인인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 주요주주는 현대해상 33%, 디디추싱 32%, 레전드홀딩스 32%로 이뤄져있다.
본래 2007년 독자 법인으로 설립됐으나 2010년 중국 내 한국기업 경영 악화, 급격한 디지털화 진행 등 대외적 환경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에 현대해상은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하고 합자법인으로 전환했다.
조 수석부총경리는 "현대해상 중국법인은 한국계 기업대상 기업성 보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으나 2010년대 후반 들어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경영 악화와 대형사고 발생 등으로 기존 성장 기반에 한계가 드러났다"라며 "중국 보험시장 전반에서는 디지털화·플랫폼화라는 환경 변화에 대응함과 동시에 합자 전환은 외부 충격 속에서 독자 생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국 모빌리티 시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였다"라고 말했다.
현대재산보험은 합자법인 전환 이후, 새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납입자본금은 합자 전 약 5억 5000만위안에서 약 16억 6000만 위안으로 확대, 자본총계도 12억3000만 위안에 달한다.
합자법인 전환 이후, 전략도 180도 바뀌었다. 2023년 이후 신임 총경리 부임과 함께 ‘공유차(신에너지) 자동차보험’을 전략 사업으로 설정, 구조 전환에 속도를 냈다.
조 수석부총리는 합자법인 전환 이후 주주와의 시너지 효과, 차별화된 전략이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조성필 수석부총경리는 "주주인 디디 플랫폼을 통해 수십만 명 규모의 기사·승객을 고객층으로 확보했으며, 기사 대상 연계상품만 해도 772만 위안(약 15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라며 "현대해상 중국법인은 한국기업 보험 수요 대응에서 출발해 현재는 공유차·신에너지차 중심의 모빌리티 보험사로 변모했으며, 고객군 역시 기업 고객에서 중국 로컬 기사·승객까지 확대됐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합자 전 중국법인 수입보험료는 2019년 1억9700만위안에서 합자 후인 2024년 에는 10억7300만 위안으로 4 배 이상 늘었다.
조 수석부총경리는 "2025년에는 수입보험료 11억 위안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BEP 달성과 함께 현지 모빌리티 보험시장의 선도적 위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보험사 지위를 선점한 건 빠른 전략 선회 덕분이다.
현대재산보험은 이미 포화된 자가용 자동차보험 시장을 지양했다. 대신 디디추싱 플랫폼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공유차·전기차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자원을 집중했다.
조성필 수석부총경리는 "현대재산보험은 2023년 신임 총경리 부임 이후,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로컬 업무 인수를 중단하고 ‘공유차(신에너지) 자동차보험’을 전략사업으로 재설정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디디추싱 플랫폼과 연계해 기사·승객 대상 상품을 개발하며 틈새시장을 선점했다"라고 말했다.
전략을 선회하며 한국계 기업 위주로 운영되던 포트폴리오를 중국 로컬 고객까지 확장하며 현지화를 강화했다.
조 수석부총경리는 "자동차보험은 공유차 기사, 승객으로 확대하고 일반보험은 징동·알리바바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채널 보험을 판매했다"라며 "로컬 정비업체·부품업체와 제휴해 대체부품을 저렴하게 공급받고, 이를 활용해 클레임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기사들에게는 빠른 수리와 조기 복귀를 보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품면에서는 기존 기업성보험 중심에서 건강·상해보험, 온라인 단기성 상품 등으로 라인업을 넓혔으며, 채널 면에서는 개인대리인 채널 확대, 광동·호북·사천 지점 설립 등으로 영업 접점을 확대했다.
프라이싱 모델과 클레임 프로세스 차별화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현대재산보험은 독자적으로 공유차 전용 프라이싱 모델을 개발해 리스크 능력을 향상했다. 해당 프라이싱 모델은 언더라이팅 단계에서부터 클레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요율을 재조정하고, 이를 다시 영업 전략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유차 전용 프라이싱 모델은 운행 데이터·사고 이력·법규 위반 정보 등을 반영해 요율을 차등 적용함으로써 리스크 식별 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라며 "클레임 부문에서는 AI 기반 자동화와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해 처리 속도와 품질을 높였고, 협력 정비업체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4년 자동차보험 매출은 전년 대비 179% 증가했다.
조 수석부총경리는 감독당국과 협의해 사용자 기반 보험(UBI) 신상품을 개발, 차별화된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언더라이팅–영업–클레임 전 과정을 데이터화·자동화하여, 중소형 외자보험사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조성필 수석부총경리는 "현대자동차와 한국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헬스케어, 배터리·부품 공급망 등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서 시너지를 강화했다"라며 "공유차 중심 전략, 손익 개선, 현지 협업, 디지털 혁신”을 4대 축으로 삼아 3~5년 내 BEP를 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 모빌리티 보험시장의 선도적 위치로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