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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카드, 유흥업 카드사용 잡았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12-14 21:24 최종수정 : 2014-12-14 21:37

올해 관련 업종 예상 결제액 3조2600억…4년새 1조 감소
클린카드 도입 효과와 내수경기 침체가 결정적 영향
대중교통 등 생활필수업종 카드사용 증가로 소액결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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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카드, 유흥업 카드사용 잡았다
카드 이용액이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카드 결제의 중요한 축을 차지했던 ‘유흥업종’ 카드 사용액은 최근 몇 년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관공서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도입한 ‘클린카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와 내수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중교통, 편의점 등 생활필수 업종의 카드 사용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다만 이들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결제액이 크지 않은 소액 카드결제 건수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카드사의 입장에선 일정 금액 이하 소액의 경우 긁으면 긁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인 탓이다. 그렇잖아도 가맹점 수수료가 적은 체크카드 사용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데다 최근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재협상 과정에서도 입지가 좁아진 카드업계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 유흥업종 카드 결제액 4년 만에 약 1조원 감소

클린카드 도입 효과와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의 여파로 나이트클럽, 단란주점 등 유흥업종에서의 카드 이용액이 몇 년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유흥업종 카드(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한 올해 이용액 예상치는 3조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4조23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9700억원(22.93%)이나 줄어든 것이다. 국내 유흥업종 카드 이용액은 2011년 4조100억원, 2012년 3조6600억원, 2013년 3조4900억원 등으로 해마다 눈에 띄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래프 참조>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유흥업종의 카드 사용액이 줄어든 것은 클린카드의 도입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5년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된 클린카드는 단란주점 등 유흥업종에서 사용을 제한한 법인카드다. 당초 클린카드의 부작용도 나타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화돼 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법인카드의 유흥업소 결제액은 지난 2009년 1조4062억원, 2010년 1조5335억원, 2011년 1조4137억원, 2012년 1조2769억원, 2013년1조 2338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체 법인카드 결제액은 2009년 41조 3090억원에서 2013년 91조 985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유흥업소 결제금지, 클린카드 도입 등 건전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조치들이 점차 확산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석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체 업종별 평균 증가율을 기준으로 산출한 2009년 대비 ‘실질 증가율’의 경우 유흥주점은 54%, 나이트클럽은 71.9%나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노래방도 3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단란주점 등 일부 유흥업종은 여전히 카드결제보다 현금결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클린카드의 영향도 함께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중교통 카드 사용액 4년 만에 약 2조원 증가 ‘대조’

이에 반해 카드 단말기 보급 확대와 비접촉식 결제의 편의성으로 지하철, 버스, 택시 등에서 카드를 내미는 소액 카드결제 족(族)이 늘어나면서 대중교통 카드 사용액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대중교통 카드(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한 올해 이용액 예상치는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2조33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조9700억원(84.5%)이나 급증한 것이다. 국내 대중교통 관련 카드결제액은 2011년 2조8300억원, 2012년 3조3000억원, 2013년 3조7100억원 등으로 해마다 큰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편의점 카드 결제액도 4년 전에 비해 1조77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생활에서 카드결제가 생활화되면서 가격이 적은 물품까지 카드로 결제하려는 젊은 고객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소비패턴은 결국 평균 카드결제액을 낮추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젊은 소액 카드결제 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某 편의점이 최근 3년간 소액결제 건수를 분석한 결과, 1000~1999원대 소액 제품 구입 때 10명 중 3명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편의점에서 결제된 신용카드 소액결제 사용건수는 2011년 상반기 27.7%, 2012년 32.7%, 2013년 35.7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소액결제 금액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사용금액은 1451원으로 2012년 1469원, 2013년 1470원에 비해 20원가량 더 낮아졌다. 예전에는 1000원 후반 대는 돼야 카드를 내밀곤 했지만 최근에는 단돈 1000원이라도 카드 내미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편의점 외에 전체적인 카드 사용 비율을 분석해 봐도 소액결제 비중은 증가 추세에 있다.

올해 개인이 커피전문점에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금액은 3조6727억원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10월 개인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커피전문점에서 결제한 금액을 토대로 올해 전체(1∼12월)의 카드 이용금액을 추산한 결과다. 법인카드는 제외하고 개인이 보유한 카드 사용만 집계했다. 5년 전(2009년 1∼12월)의 665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커피전문점에서의 카드 이용금액은 과거보다 약 5.5배로 늘어났다. 정훈 연구위원은 “국내 커피 소비 자체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소액 결제 시에도 카드를 사용하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커피전문점에서의 카드 이용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커피 외에도 최근 5년 새 국내 외식업계 이곳저곳에서 카드의 소액결제 추세가 강화됐다. 중국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올해 개인 신용·체크카드 이용 추정금액은 각각 2조7421억원, 2조3191억원으로 집계돼 5년 전과 비교해 각각 143.2%, 142.9% 늘었다.

중국음식과 패스트푸드는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음식 가격이 저렴하고 혼자 또는 소규모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중국음식과 패스트푸드는 배달 주문하는 경우가 특히 많아 카드 이용금액이 증가했다.

◇ ‘소액결제 증가’ 결국 카드사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

카드의 소액결제 확산은 편의점과 외식업계 등에 국한된 현상만은 아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1만원 이하를 카드로 결제한 건수가 전체 카드 이용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1~10월말) 4%에서 올해(1~10월말) 41.6%까지 늘었다. 카드의 소액결제건 비중이 늘어나면 카드사 수익성에는 당연히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삼성카드 한 관계자는 “이용자가 카드를 한번 사용할 때마다 카드사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고정적인데, 통상적으로 결제 금액이 1만원을 밑돌면 카드사가 (고객의 카드 사용으로) 얻는 이익보다 나가는 고정비용이 더 크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정률제로 수수료를 받지만 밴(VAN)사에는 1회 결제에 평균 113원씩 정액제로 지급한다. 밴 사란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간 승인중개 통신망을 제공하는 업체로, 결제 횟수를 기준으로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국내 전체 카드사의 가맹점 카드 이용액은 5년 만에 약 73% 성장했으나 밴사 수수료 등으로 카드사 수익은 역마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고객 편의를 져버리고 소액 결제 막을 수도 없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난감한 카드사와 달리 밴 사는 소액결제 증가가 반갑다.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1개 주요 밴사의 지난해 매출(1조2150억원)은 2009년(5574억원)보다 2.2배나 급증했다.

한국신용평가 이지선 연구위원은 “일부 카드사는 이미 일시불과 할부 영역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다”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익으로 균형을 잡고 있지만 이런 구조가 언제까지 갈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소액 결제를 주도하고 있는 체크카드의 경우 신용카드에 비해 수수료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카드사로서는 이중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순이익은 2010년 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까지 감소했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카드사 수익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7.6%로 2010년(52.1%)보다 줄었다.

카드사는 장래 수익기반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관련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현대차와 맞붙었던 KB국민카드가 기존 1.85%였던 수수료율을 1.5%로 낮춘 것은 불안한 전조다. 앞으로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다투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카드사의 수익 감소는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며 “카드시장 구조 개선 등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고안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대응해 안정적 손익 구조를 유지하려면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적극적 수익 확대를 꾀하거나 수익 감소분 이상으로 비용절감에 주력해야 한다”며 “개별 카드사 영업현황과 시장지배력을 감안한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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