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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복합할부금융 논란 재점화되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12-03 20:42 최종수정 : 2014-12-04 17:59

내년 3월 삼성카드와 계약 협상 성사 여부가 변곡점
대출기간 조정해 수수료율 인하 요구 원천 봉쇄키로
현대차, ‘신한 마이카 대출’ 따라 하는 건 꼼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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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복합할부금융 논란 재점화되나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5%로 조정하는데 합의하면서 가맹점 계약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재계 라이벌이자 이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삼성카드와의 계약 협상일이 복합할부금융 이슈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카드사와 캐피탈사들 사이에 신용카드를 이용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의 구조를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 방식으로 바꾸는 문제를 협의 중으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는 고객의 결제 하루 뒤에 카드사가 자동차회사에 차량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그로부터 이틀 뒤에 캐피탈사로부터 해당 대금을 받기 때문에 카드사의 신용공여기간은 1일이다. 하지만 마이카 대출 방식으로 바꾸면 카드사의 신용공여 기간은 30일로 늘어나고, 이른바 ‘대손 리스크’, 즉 대출금을 떼일 위험도 생겨난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들은 현대자동차의 ‘복합할부 수수료율의 체크카드 수준 인하’ 주장을 반박할 근거가 생기게 된다. 내년 2월 신한카드와 3월 삼성카드, 롯데카드 협상 시한을 앞두고 현대차와 이들 카드사 간의 가맹점 수수료율 논란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 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협상 변수는 삼성카드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금융당국의 중재로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에 극적 합의한 가운데, 재계 맞수이자 이 시장 점유율 2위 삼성카드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내년 3월 계약 협상에서 현대차가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의 가맹점 수수료율 입장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계약이 종료되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제소한다는 것. KB국민카드나 신한카드와 달리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비중이 크고 기타 금융 관계가 얽혀있지 않아 제소하는 데 제약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 내부적으로 이와 같이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카드의 경우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에서 밀리면 시장점유율 부문에서 크게 타격을 입는 탓”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업계 카드사의 차 복합할부금융 취급액 규모는 현대카드가 1조9000억원(41.3%)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 1조3000억원(28.2%), 신한카드 6000억원(13.0%), 롯데카드 4000억원(8.7%), KB국민카드 2000억원(4.3%), 하나SK카드 2000억원(4.3%), 우리카드 1000억원(2.1%) 등으로 현대와 삼성카드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표 참조>

삼성카드가 가맹점 계약 종료 기간이 아직 3개월 이상 남아있음에도 벌써부터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과 업계는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 전략’과 관계가 깊다고 해석하고 있다.

신한카드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매출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조3000억원 정도 된다”고 설명한 뒤 “작년에는 현대카드가 1조9000억원으로 1위였지만 지난해 말부터 취급을 중단하면서 현재 실질적 1위”라고 덧붙였다.

사실 현대카드가 올해부터 50%룰에 걸려 복합할부금융 취급이 중단된 만큼 삼성카드의 관련 취급규모는 더 커졌을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내년 3월 협상에서 차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거나 계약이 파기될 경우 삼성카드가 받는 타격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때문에 여신전문금융업계는 내년 3월 삼성카드와의 협상일이 복합할부금융 이슈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신한 마이카 대출’처럼 신용공여기간 30일 연장

이런 가운데 최근 캐피탈사와 카드업계 사이에서 신용공여기간이 짧아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하는 현대차의 논리에 맞선 아이디어로 신용공여기간을 늘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의 이목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실시하고 있는 ‘마이카 대출’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마이카 대출은 카드사가 자동차 구입대금을 결제하면 은행이 카드사에 자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카드복합할부와 구조가 비슷하지만 은행이 카드사에 대금을 지급하는 기간은 평균 30일 정도로 길다. 카드복합할부는 신용공여기간이 보통 1~3일 걸리는데 이를 늘리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참고로 신한카드 마이카 대출 누적액은 10월말 기준 1조5285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프 참조>

이들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카드복합할부 상품 구조를 마이카 대출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신용공여 기간을 늘려 자동차사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복합할부 상품의 구조 변경은 최근 KB국민카드가 현대차 가맹점 수수료율을 이전 1.8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뒤 중소 캐피탈사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에서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이어 복합할부 상품을 다루는 캐피탈사와 제휴 카드사들 간에 개별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이와 관련 某(모) 카드사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신용공여기간이 30일로 늘어나면서 생기는 자금조달 추가비용(약 0.2%)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해결되면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신전문금융업계에서는 추가 비용과 관련해서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반반씩 부담하는 방안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지급하는 가맹점 수수료 1.9% 중 카드사가 캐피탈사에 넘겨주는 몫인 1.3~1.4%에서 0.1%를 빼고 지급하는 방식이다.

◇ 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논쟁 2라운드 여전한 입장차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이 복합할부 상품의 구조를 이렇게 바꾸면 현대차가 요구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논리는 흔들릴 수 있다. 현대차는 KB국민카드와의 협상 과정에서 카드사가 자동차회사에 차량대금을 건넨 뒤 하루 만에 캐피탈사로부터 이를 지급받기 때문에 신용공여기간이 1일에 불과해 자금조달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캐피탈사가 차량대금 전액을 곧바로 보전해주기 때문에 대손리스크도 없다고 지적했다.

자금조달비용과 대손리스크는 가맹점 수수료 책정의 법적 근거인 ‘적격비용’의 핵심 구성요소다. 현대차가 KB국민카드에 1.85%였던 수수료를 체크카드 수준(1.5%)로 낮출 것을 요구한 근거였고, 결국 KB국민카드는 이를 수용했다.

카드사와 캐피탈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현대차의 가맹점 수수료를 0.35%p 낮춰주는 쪽으로 물러서자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의 기준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이 현대차에 적용하고 있는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는 1.9%, 체크카드 수수료는 1.3% 수준으로 큰 차이가 난다.

결국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 구조를 마이카 대출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현대차의 수수료 인하 공세에 대한 반격 카드인 셈이다. 은행계열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새로운 모델이 합의되면 복합할부상품에서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과 대손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현대차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를 두고 ‘꼼수’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와 캐피탈 사이에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 구조를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방식으로 바꾸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내용을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협상을 앞둔 해당 업계의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수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경쟁적으로 자동차금융에 치중했던 국내 할부금융사들이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013년 카드사별, 캐피탈사별 자동차 복합 할부금융 취급액 〉
                                                                 주) 신한카드는 자체 할부금융업을 영위하고 있어 자사 복합할부 취급
(자료: 금융연구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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