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인수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KT가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기는 쉽지 않아 KT캐피탈 매각작업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주력사업 부재와 캐피탈사 매물 많아 M&A 흥행 쉽지 않을 듯
KT캐피탈 매각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질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력 사업의 부재다. 캐피탈업계 수위권인 현대캐피탈이나 아주캐피탈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이라는 대표 사업이 존재한다. 또 롯데캐피탈 등은 개인 신용대출에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KT캐피탈은 이렇다 할 대표 사업이 없다. 6월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이 회사 대출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기업대출이다. 총채권 규모 2조 211억원 중 1조 621억원이 대출채권에 몰려있고, 이 가운데 9228억원이 기업대출이다.<표 참조>
하지만 기업대출을 KT캐피탈의 강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대출은 모든 캐피탈사가 일반적으로 취급하는 상품인데다 KT캐피탈의 경우 KT그룹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지원성 금융상품 판매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캐피탈사 매물이 많다는 점도 매각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물로 나온 KT캐피탈, 씨티캐피탈 가운데 굳이 KT캐피탈 인수를 고집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아울러 KT캐피탈이 KT 계열사로 누려온 신용등급 후광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KT캐피탈의 신용등급은 지난 5월 KT E&S 사태 이후 KT의 지원 가능성이 약해지면서 ‘AA-’에서 ‘A+’로 한단계 떨어졌다. KT그룹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올 경우 최소 한 단계 이상 추가 강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조원 대의 비슷한 자산 규모와 효성이라는 그룹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만약 모회사의 등급 낙수효과가 없어진다면 KT캐피탈은 현재보다 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자금 조달 비용 상승 탓에 결과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 3~4업체 인수에 관심
KT캐피탈의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중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KT캐피탈의 투자안내서(IM)를 받아본 투자자들은 러시앤캐시와 JC플라워즈 등 3~4개 업체다. 이에따라 이번 인수전은 국내 대부업체와 글로벌 사모펀드(PEF) 간의 각축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하지 못해 KT캐피탈 인수로 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인 JC플라워즈도 KT가 이미 접촉해 인수의사를 타진한 상황이다. KT가 계열사 정리 작업을 성공시켜야 황창규닫기

그러나 최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캐피탈업체의 가계신용 비중을 20% 이하로 낮춰야 하는 문제 때문에 인수전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KT 계열에서 벗어나면 신용등급 추가 하락도 불가피해 조달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인수자에게 이득이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러시앤캐시는 KT캐피탈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IB업계는 KT캐피탈의 매각을 흥행시키려면 일정 기간 동안 KT 계열의 대출 물건들을 유지해주는 방안을 제시해야 인수 후보들이 KT캐피탈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 자체가 대표적인 공급 과잉 시장일 뿐만 아니라 완전 경쟁으로 레드 오션이 돼 버린 지 오래”라며 “캐피탈업 진출도 인허가가 어렵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아 인수 메리트가 현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M&A시장 관계자는 “KT가 매각가격에 대해 얼마만큼 눈을 낮출 것이냐가 최대 관건”이라며 “우리투자증권이 능력 있는 인수 후보군을 끌어올 수 있는지 여부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