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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단말기 전환사업 ‘산 넘어 산’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1-12 22:17

사업자 선정에 보안표준 적용 등 문제 산적
대형 가맹점들 미온적… 증여세도 골칫거리

신용카드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직접회로 카드 단말기(이하 IC카드 단말기) 교체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 마그네틱(MS) 카드에서 IC카드로 전환되면서 IC카드 단말기의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업계간 이권 다툼, 증여세 등의 문제로 연내에 교체 사업 완료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 갈길 먼 IC단말기 교체사업…사업자 선정부터 난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감독 당국이 연내 완료를 목표로 카드 가맹점의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와 포스(POS)단말기를 IC단말기로 교체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나 관련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일정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사업자 선정과 대형 가맹점의 저항부터 IC단말기 전환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업 카드사 한 관계자는 “최근 매주 여신금융협회에 카드사, 밴사 관계자 50여명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진척 상황이 없어 결론이 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령 이달 중으로 경쟁 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 해도, 선정된 업체들이 물량을 맞춰 IC단말기를 생산하기는 일정이 빠듯하다는 게 카드업계의 중론이다.

대형 가맹점도 올해 안으로 꼭 시범사업에 동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당 20만원 가까이 되는 IC단말기 구축비용을 들여 수 백 개를 한 번에 교체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아직 감가상각이 종료되지도 않았는데 억 단위의 비용을 들여가며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밴 업체들이 리베이트 방식으로 대형 가맹점의 단말기를 공짜로 깔아주던 것이 관행적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이 같은 행위가 위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 500억 증여세 부담 우려…결국 국세청 결정이 관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증여세 문제도 골칫거리다. 여신금융협회가 영세한 중소가맹점의 단말기 교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7월 카드사들로부터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지만, 현행법상 5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비영리법인인 여신금융협회는 30억원 이상의 증여를 받을 경우 세율 50%를 적용받는다. 여신금융협회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에 이 문제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이 오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공’을 국세청으로 넘겨 법인세과에서 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거나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 중순께 여신금융협회에서 유권해석 의뢰를 받아 국세청으로 보냈다”며 “1000억원이라는 돈의 성격이 일반회비인지, 특별회비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부분인데 여러가지 문제를 고려하다보니 유권해석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부담하는 자금을 일반회비로 인정할 경우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줄어들지만, 특별회비(기부금)로 결정될 경우 기부금 전액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 한다. 기부금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으려면 공익법인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협회의 경우 공익법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 금융당국 의지 불구 연내 사업 완료 전망 불투명

신규 IC 단말기에 보안표준을 적용해야 하는 금융당국 역시 일정이 빠듯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C 단말기를 교체할 경우 카드사와 밴사, 밴대리점까지 보안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밴사의 기술이 제각각이라 단기간 내 보안표준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연말까지 밴사단까지는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밴대리점까지 완벽하게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15일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IC단말기 보급이 잘 되지 않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위원장은 “영세 가맹점의 IC 교체 작업은 여신금융협회에서 준비하고 있고 바로 시행할 것”이라면서 “대형 가맹점들이 소극적인 측면이 있지만 독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카드업계에서는 정해놓은 일정을 고집하지 말고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방식으로 대응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형가맹점의 단말기 교체는 법을 통해 의무화하는 길을 찾고, 이 문제를 해결한 뒤 영세가맹점의 단말기 교체를 여건에 맞게 추진하자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 제시했던 사업추진 일정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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