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계획대로 12월 초에 통합 카드사로 공식 출범하게 되면 카드 자산 7조3000억원, 시장점유율 8.1%의 중견 카드사로 거듭나게 된다. 또 카드 통합을 통해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는 규모의 경제 기반 비용 효율화 시너지 750억원, 양사 역량 결집 기반 수익창출 시너지 870억원 등 개별 성장 대비 약 1600억원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가장 관심이 큰 통합 카드사 명칭이다. 모(母) 그룹이 하나금융지주이기 때문에 통합 카드사의 이름이 ‘하나카드’로 될 가능성이 높지만, 외환카드의 높은 브랜드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어 ‘하나외환카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카드 통합 추진단의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 내달 말까지 통합 카드사 통합작업 모두 마무리
하나금융그룹은 계열 카드사인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내달 말까지 통합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시키기 위한 합병작업을 모두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아래 세부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초 출범시킨 카드 통합추진단이 12월 1일을 공식 출범 ‘D-day’로 잡고 모든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승인 절차가 지연되지만 않는다면 출범에 따른 난제는 없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융당국이다. 카드 통합추진단은 이미 금융당국에 통합 예비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이며, 늦어도 11월 말까지 통합 카드사 출범에 따른 모두 절차를 끝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와 카드통합추진단의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12월 초에 출범하게 되는 통합 카드사는 단숨에 자산규모가 7조3000억원의 중견 카드사로 변모하게 된다. 실제로 하나SK카드의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4.7%)과 외환카드(3.4%)를 합치면 시장점유율이 8.1%까지 뛰어올라, 업계 6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통합 카드사의 레버리지비율이 금융당국의 규제예정비율인 6배를 충족하는 5.5배로 하락하게 돼 신규 영업 확대가 가능한 재무적 여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SK카드의 2대 주주인 SK텔레콤은 통합 카드사 출범에 따른 영향력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하나SK카드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해 공동경영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외환카드에 피합병되면서 통합 카드사에 대한 지분율은 하나금융지주 74.6%, SK텔레콤 25.4%로 변경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상회하는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통합카드사에 대한 지배력은 강화될 것”이라며 “반대로SK텔레콤의 통합 카드사에 대한 지배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지배력 약화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텔레콤과 하나SK카드의 관련 사업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은 현재 SK텔레콤에 계속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어 통합 사명에서 SK의 이름은 빼기로 했다. 카드 통합추진단은 오는 12월 통합 카드사 출범을 계기로 내년 말까지 시장점유율 10% 달성과 함께 2025년까지 업계 선도 카드사로 성장한다는 장기플랜도 세워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 통합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별도로 운영함으로서 중복투자가 발생한 콜센터비용, 전산비, 통신비, 프로세싱비용 등도 합병을 통해 통합 운영함으로써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며 “또한 고객과 가맹점 기반 공유로 제휴사와의 협상력 강화와 마케팅효율 개선이 가능하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카드사 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실현으로 비효율화 750억원 및 수익창출 870억원 등 개별 성장 대비 약 1600억원의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가장 큰 관심 사항은 통합 카드사 이름
이처럼 통합 카드사 출범을 위한 준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카드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통합 카드사의 이름으로 모아지고 있다.
카드 업계의 예상은 ‘하나카드’와 ‘하나외환카드’ 가운데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일단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와 브랜드 통일을 위해 하나카드로 갈 가능성을 좀 더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외환카드 브랜드의 높은 가치를 놓치기 싫어하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어 ‘하나외환카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드 통합추진단 관계자는 “경제적 측면에서 카드사의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노조 반발 등을 고려해 외부 조사기관에서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두 카드사 중 누가 존속법인으로 남을지도 관심이지만, 외환카드 직원들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존속법인은 외환카드로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통합 과정에서 직원들의 직급 조정도 현안 사항이다.
외환카드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하나SK카드에 비해 약 2000만원 가량 더 많기 때문이다. 원인은 근속연수 차이가 커서다. 하나SK카드는 출범한 지 3년밖에 안 돼 근속연수가 짧지만, 외환카드는 17년에 달한다. 예컨대 하나SK카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6800만원인 반면, 분사 전 외환카드 직원들은 평균 8900만원을 받아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초대 통합 카드사 대표이사가 누가 되느냐에 향후 두 구성원간의 통합 성패가 크게 달려질 가능성도 있다. 초대 대표이사는 선임 권한을 카드 통합추진단이 아닌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가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 카드사 대표이사 자리는 통합 초기 혼란을 진정시키고 중복고객 이탈 방지 등 영업력 유지책임이 있다. 이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출신 성분도 외환카드이냐 하나SK카드이냐에 따라 통합 카드사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