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체크카드·현금서비스 이용에 따른 신용평가상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의 개인신용평가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 우량 체크카드 고객 연내 신용등급 상향 조정
앞으로 연체가 없는 우량 체크카드 사용자는 신용카드 사용자와 동일한 신용평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최근 3년 내에 신용카드 실적이 있으면서 3년 내 연체기록이 없고 다중채무(3개 금융기관 신용대출 보유 또는 최근 6개월 이내 현금서비스 이용)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대상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가산점을 신용카드 이용의 1/6 수준밖에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똑같이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체크카드 사용 장려 정책에 반해 체크카드 사용자들의 신용평가가 신용카드 사용자 보다 불리하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체크카드를 많이 쓰면 좋다고 유도했지만 실상 신용평가에선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CB사(신용조회회사)가 신용 평가를 할 때 반영하는 불량률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발급요건이 엄격하지 않은 체크카드 사용자의 불량률(90일 이상 연체율, 4.84%)은 신용카드 사용자(2.07%) 보다 높아 체크카드 사용가점이 신용카드 가점의 1/6 수준으로 낮다.
금융당국은 연내 새로운 평가 기준이 적용되면 체크카드 가점 대상자(291만명)중 95만명(32.6%)의 신용평점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76만명(26.1%)은 신용등급이 1~2단계 상승한다. <표 참조>
◇ 높아진 체크카드 위상 “신용카드 안 부럽네”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에 신용카드와 같은 신용평가 가산점이 부여된 것은 그만큼 달라진 체크카드의 위상을 보여준다. 지난 6월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9900만장으로 신용카드 발급장수(9400만장)를 넘어섰다.
이용실적도 만만찮다. 올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5.7% 늘어난 5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상반기 카드 구매실적(296조4000억원) 중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증가한 18%로 올라섰다.
반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1.4%(3조3000억원) 증가한 243조1000억원에 그쳤다. 신용카드 발급수도 6월 말 기준 9371만장으로 전년 말보다 8% 이상 감소해 1억장 시대가 깨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우량 체크카드 고객에 대한 신용평가 우대조치는 지난 소득공제 한도 상향조치에 뒤이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의 일환인 셈”이라며 “소비자들의 체크카드 선호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기본적으로 신용거래가 아니지만 자신의 계좌 한도 내에서 결제하는 체크카드 이용자의 소비습관을 또 다른 의미의 ‘신용’으로 평가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