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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시장 폭풍 성장 했지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9-10 23:51

체크카드 이용액 비중 전체 카드결제의 18% 차지
삼성카드 등 기업계 카드 3사 실적 부진 울상
신용카드시장 발급부진 여파로 1억장 시대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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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시장 폭풍 성장 했지만…,
정부의 체크카드 사용 독려 정책에 힘입어 올 상반기 시중에 발급된 체크카드 수가 처음으로 신용카드 수를 앞질렀다. 이용 실적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넘게 늘었다. 이처럼 체크카드시장이 폭풍성장하고 있지만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 3사는 신한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채널이 부족해 발급이 저조,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3사는 고육책으로 은행창구에서 전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를 25%이상 팔아달라는 ‘체크카드 25%룰’을 주장하고 있지만 감독당국과 겸영은행들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용카드 시장은 올 초에 터진 대규모 고객 정보유출 사고 여파로 3개 카드사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줄어든 탓에 이용액까지 부진하면서 체크카드 시장과 대비를 이뤘다.

◇ 상반기 체크카드 수, 신용카드 앞질렀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6월말 기준) 신용카드는 9371만장이 발급된 상태인데 반해, 체크카드는 9886만장이 발급돼 신용카드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밝혔다. 휴면 신용카드의 자동해지가 늘어나고,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3사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말까지 1억203만장으로 1억장 이상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카드 수는 상반기들어 832만장 감소했다. 반면 체크카드는 지난해 말보다 134만장(1.4%) 늘었다.〈표 참조〉이용실적에서도 체크카드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건당 결제금액이 큰 신용카드 결제액수가 243조1000억원으로 여전히 크지만, 증가율은 1.4%로 정체돼있다.

반면,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지난해 말보다 25.7%나 늘어, 올 상반기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53조3000억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카드구매 실적 중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8.0%로 전년 동기 15.0%에 비해 3.0%p 상승했다. 우리 국민이 결제를 위해 카드를 꺼내면서 이 중 5분의 1에 가까운 금액을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있다는 뜻이다. 〈표 참조〉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은 15%인데, 체크카드 소득공제 혜택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최대 40%나 돼, 이 같은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기업계 카드 3사, 체크카드 시장에서 실적 부진 ‘왜’

이처럼 체크카드시장은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카드 등 기업계 카드 3사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롯데·현대카드의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전체 이용액(53조3000억원)의 각각 1.1%·0.8%·0.2%에 불과할 정도로 남았다. 이는 삼성·롯데·현대카드의 전체 카드시장 점유율이 각각 11.9%·5.9%·10.8% 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기업계 카드사 3사의 전체 카드 점유율을 합산하면 28.6%이지만 체크카드 점유율은 2.1%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신한·우리카드의 체크카드 결제액 기준 점유율은 각각 19.2%·17.3%·14.8%였다. 기업계 카드사 3사의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KB국민카드의 9분의 1에 불과하다.

기업계 카드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은행 창구가 없기 때문이다. 통장에 잔액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는 대부분 은행 계좌와 연계해 발급되는데, 수신 기능이 없는 기업계 카드사는 이런 영업 방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고객이 계좌를 신규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카드를 발급하도록 하는 게 현재의 체크카드 발급 구조”라며 “이를 할 수 없는 다른 카드사 입장에서는 도통 방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계 카드사들은 은행 창구에서 자사 계열 카드사의 체크카드만 판매하지 말고 다른 카드사의 체크카드 판매를 25% 가량으로 의무화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방카슈랑스 25%룰’과 같은 맥락이다. 또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카드사가 은행 계좌를 이용하기 위해 은행에 내는 비용인 ‘계좌 유지 수수료’를 현재 0.2% 수준에서 낮춰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창구에서 일정 비율만큼 체크카드를 팔아주라는 이야기는 소비자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자사 체크카드의 혜택을 더 추가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 시장에서 선택을 받는 편이 옳다”고 반박했다.

금융당국도 비슷한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체크카드를 의무적으로 은행 창구에서 팔도록 하면 시장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며 “계좌 유지 수수료의 경우는 기업계 카드사와 은행이 협의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상품을 개발해도 은행 창구의 직원은 타사 카드보다 자사 카드를 팔려고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며 “물론 우리도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선택을 강조하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카드대출 상품’ 현금서비스 감소세 반면 카드론 증가세

올 상반기 전업카드사와 겸영은행들의 카드대출은 4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2조5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금서비스 감소에 기인한다.

지난 상반기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31조8000억원으로 7.8%(2조7000억원) 감소했다. 사실 현금서비스는 2002년에는 한해 이용액이 357조4652억원에 달했으나 2003년 카드사태를 계기로 한도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69조6648억원으로, 이미 카드사태 직전 해인 2002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카드사의 또 다른 대출 금융서비스인 카드론 이용액(여신금융협회 집계 기준)이 2002년 54조7302억원으로 정점을 치고 줄어들다가 2005년(8조25억원) 바닥을 찍고 다시 증가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카드론 이용액은 28조4118억원으로, 2002년의 절반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고 올 상반기에는 1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4%(2000억원) 증가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정훈 연구위원은 ‘국내 신용카드 산업의 특성과 전망’ 보고서에서 “카드론 증가액이 현금서비스의 감소액에 미치지 못해 카드사의 금융서비스 실적은 아직도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카드업계에서는 대부업체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규제를 비롯한 여건 변화가 없는 한 현금서비스 시장은 앞으로도 감소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정 연구위원도 “대부업체 등의 신용 대출 규모 성장으로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의 금융 서비스 시장 잠식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전업카드사들 상반기 순이익 1조737억원…정보유출 사태에도 13.5% 증가

한편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도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를 포함한 전업 신용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우리카드, BC카드 등 전업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7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63억원에 비해 13.5%(1274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32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2.3% 줄었지만,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KB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8.2% 많은 1909억원, 롯데카드는 5.1% 많은 7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삼성카드는 제일모직과 삼성화재 보유지분을 매각해 처분이익이 2091억원 발생한 영향으로 전년보다 52.2% 많은 262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현대카드도 전년 대비 57.1% 급증한 119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업계 전체로 볼 때 수익부문에선 이자수익이 13.3% 감소했지만, 삼성카드를 필두로 유가증권매매이익이 181.1% 증가했고, 가맹점수수료수익 등 카드수익은 4.1% 증가했다.

비용부문에선 대손비용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29.0% 증가했고, 카드 재발급 비용 등 카드 관련 비용도 3.7% 늘었다. 반면 금리 하락 등으로 자금 조달비용은 8.0% 감소했다.

이들 전업계 카드사 8곳의 카드채권 연체율은 1.66%로 0.13%p 올랐고, 신용판매 및 카드대출 연체율은 각각 0.98% 및 2.85%로 0.11%p와 0.14%p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보유출 사고 등에도 상반기 전업카드사들의 경영실적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은 양상”이라며 “카드사들이 건전경영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감독상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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