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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 ‘체크카드 실적’ 신용카드 추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8-03 20:59 최종수정 : 2014-08-11 15:10

상반기 이용액 기준 신판 보다 6900억원 더 많아
정보 유출 여파로 신용카드 실적은 마이너스 성장
신한· 삼성카드, 신판 M/S 늘어 시장 지배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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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 ‘체크카드 실적’ 신용카드 추월
NH금융지주 산하 NH농협카드가 국내 카드사로선 처음으로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신용카드를 넘어섰다. 경기불황과 가계부채 문제로 신용카드 중심의 카드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체크카드 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처럼 수익 기여가 낮은 체크카드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반해 신용카드는 정보유출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NH농협카드 관계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 카드 3사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비교적 괜찮은 성과를 거두면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체크카드 파죽지세 어디까지…은행계 카드사가 실적 주도

지난해에 이어 체크카드의 인기가 파죽지세다.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소비패턴 변화가 맞물리며 체크카드가 전체 카드사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소득공제 확대 등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고객이 늘면서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 8곳의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4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4조4200억원과 비교하면 25.7%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체크카드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카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용금액 기준)은 2008년 7.3%에서 2010년 11.1%로 커졌고 금년 상반기엔 드디어 20%를 넘어선 21.0%까지 확대됐다.

특히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기여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해 은행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를 전략적으로 강화하면서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소액결제 비중이 높은 체크카드는 수익률이 낮고, 은행 수수료마저 지불해야 하는 통에 실적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게다가 체크카드 신청은 주로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면서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계보다는 은행계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액 기준으로 놓고 보면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2%에 불과하다.

삼성카드 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은 수익성은 낮더라도 체크카드를 통한 계좌 유치 등이 가능해 전략적으로 상품 출시를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기업계 카드사도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체크카드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은행의 비협조 등으로 판매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체크카드 시장’ NH농협카드 질주 속에 KB국민· 신한카드 추격

지난 2008년 7%에 불과했던 체크카드 이용비중이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신용카드 보다 낮은 수수료에도 불구, NH농협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대형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체크카드 영업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들 대형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전국 구석구석 뻗은 영업망을 통해 체크카드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NH농협카드는 지난 6월말 현재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12조2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4800억원)에 비해 2조76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에 무려 29.1%가 성장한 것이다. 이로 인해 NH농협카드의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0.6%p 높아진 23.4%를 기록했다. 이 카드사는 상반기 체크카드 실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카드사로선 처음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을 앞질렀다. <표 참조>

이와 관련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올 초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체크카드로의 전환추세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신용판매) 구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12조500억원) 보다 4.1%가 하락한 11조5500억원에 그쳤다”며 “이로 인해 체크카드가 신용카드 구매실적을 추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체크카드의 고공행진에 덕분에 경쟁사인 롯데카드(전체 M/S 기준)를 따돌리게 됐다. 만약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실적만 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NH농협카드는 상반기 신용카드(신용판매) 구매실적은 롯데카드 보다 2조7000억원 적다.

결국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이 롯데카드에 밀려 6위에 그쳤던 NH농협카드가 체크카드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KB국민카드도 마찬가지다. 체크카드를 제외한 이 카드사의 신용카드 구매실적은 23조6600억원으로 삼성카드(27조6200억원)보다 낮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KB국민카드는 13.2%로 2위인 삼성(15.4%)에 밀려 3위에 그친다. 하지만 체크카드 실적을 포함하면서 KB국민카드(34조1100억원)는 삼성카드(28조2200억원)를 추월하게 됐다.

여기에 올 들어 체크카드 시장에서 신흥강자로 떠오른 신한카드와 우리카드가 가세하면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는 NH농협카드와 KB국민카드가 정보유출 사태로 3개월간 신규 영업이 정지된 동안 체크카드 사업부문의 영업력을 제고하면서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의 경우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액이 9조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2위인 KB국민카드와의 격차를 4%p에서 2.6%p로 대폭 줄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액이 규모의 경제를 넘어섰다”면서 “현재 10%대 후반인 시장점유율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역시 지난해 4월 분사 후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며 소비 트렌드 변화와 시장을 선도하면서 체크카드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구축, 지난해 같은 기간(5조3700억원)에 비해 2조4700억원 늘어난 7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종전 보다 2.1%p 확대했다.

◇ 신용카드 실적 주춤한 가운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선전 ‘눈길’

이 처럼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체크카드 사용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신용카드 이용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신용카드 씀씀이가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정책적인 소외감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신용카드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한 하소연도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 고유의 장점과 혜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를 적극 권장해야 하니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심정’이라는 것이다.

신한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 8곳의 상반기 신용카드(신용판매) 구매실적은 162조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1조4100억원) 보다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부진한 것은 민간소비 부진과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상반기 신용카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의 선전은 눈에 띄었다.

우선 카드업계의 맏형격인 신한카드는 급변하는 시장 패러다임에 발 빠르게 대응해 상반기 신용카드 구매실적이 4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해 신용카드(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22.8%로 작년 상반기 보다 0.5%p 상승했다.

신한카드 고위관계자는 “최근 신용판매 M/S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며 “9월께에는 23%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 년 간 신한카드의 입지가 축소돼 왔는데 CEO 교체 이후 확 달라진 분위기가 전성기 신한의 저력을 서서히 내보이게 하고 있다”며 “신한카드가 내년까지 23%대를 유지한다면 2위권도 웬만해선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역시 신용카드 구매실적이 27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26조1800억원과 비교하면 5.5% 늘어났으며, 시장점유율도 15.4%로 1년 사이에 0.7%p 커졌다. 삼성카드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 지속됐다”면서도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삼성카드 Link’가 인기를 끄는 등 마케팅에서 선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 또한 분사 후 고객만족과 보호를 모든 의사결정의 최상위 요소로 적용한 결과, 신용카드 구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200억원이 늘어난 10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센터를 통해 고객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해 기업경영에 반영하고 있다”며 “그 결과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이 종전보다 0.3%p 상승한 6.0%를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정보유출 카드 3사는 신규 영업정지 기간 동안 카드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면서 신용카드 구매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00억원이 감소한 것을 비롯해 NH농협카드 5000억원, 롯데카드는 7200억원이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 3사의 신용카드 구매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카드사태 이후 처음이다.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고위 관계자는 “고객 정보유출 사태 여파가 신용카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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